동학벨트, 차세대 포항관광 이끌 문화유산
  • 김희동기자
동학벨트, 차세대 포항관광 이끌 문화유산
  • 김희동기자
  • 승인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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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깨우는 여행지로 MZ 세대들이 포항을 찾고 있다. 탁트인 동해바다와 시가지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포항 운하, 철길 숲,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이가리닻전망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포항을 알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해상 산책길 포항스카이워크는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는 ‘동백꽃 필 무렵’ ‘갯마을 차차차’ ‘포구의 여인들- 포항구룡포항 72시간’ 등 드라마·예능·다큐 촬영지로 소개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제철로 인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전진기지라는 이미지에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시민들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제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평화와 존중, 배려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포항지역 최초의 동학조직을 결성한 흥해읍 매산리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포항시 흥해읍 매산리 입구 당수나무에서 최초의 동학조직을 결성했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설치했다. 오후 2시 포항시 복합문화센터 덕업관 3층 대강당에서 ‘포항사람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동학(천도교 전신)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은 외가인 경주시 황오리에서 출생했다. 조실부모한 그는 포항시 신광면과 흥해지역에서 소년가장으로 청소년기를 보냈다. 동학에 투신한 후 기계천을 따라 경주시 용담정으로 가 득도와 공부에 매진했다. 해월 선생은 종교의 교주이기 이전에 포항이 길러낸 민족 지도자이며, 반봉건 근대화를 고취한 민중 혁명가이다. 또 인본주의를 실천한 위대한 사상가였다. 여성과 아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고 있다.

경전에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고 못 박아 놓은 것은 천교도 밖에 없을 것이다.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 어린이를 때리는 것은 하느님을 때리는 것이다. 하느님은 매 맞기를 싫어하신다’ 어린이를 때리면 몸이 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바른 심성이 죽는다고 경계했던 것이다.

올해는 어린이날이 100주년 되는 해이다. 어린이날은 1919년 3.1 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이 민족정신을 고취하고 천도교도였던 소파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색동회’가 주측이 되어 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이 시작되었다. 어린아이에 대한 존재감도 없던 시절 ‘늙은이’, ‘젊은이’처럼 ‘어린이’라는 존칭어까지 만들어 국민 모두가 어린이를 귀하게 여기도록 했다.

동학 1대 교주 수운 최제우(1824∼1864)가 1860년 4월5일 동학을 처음으로 일으킨 곳으로 경주 용담정이다. 경주시 현곡면 구미산 기슭에 있는 암자로 이 일대는 천도교의 성지로 돼 있다. 용담정은 수운이 순도한 이후 폐허로 방치되다시피 하다 1974년 구미산이 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성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천도교 용담정 교육수련관과 동학기념관이 공사를 마치고 12월 2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매년 수천 명의 교인과 일반인이 이곳을 찾아 성지를 순례하거나 수련을 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 마북리에 있는 ‘검곡(금등골)’에 기다란 저수지를 지나 고불고불 오솔길의 산길을 한참 오르다보면 ‘천도교성지, 검곡’가는 길의 팻말이 나온다. 해월 선생이 동학-천도를 지키며 수행하던 곳이다. 수운 최재우 대신사 순도 후 해월 선생을 잡으려는 관군에 의해 폐허가 된 이후 산야에 묻혔고 현재에도 성지라 할 수 없을 정도 버려진 땅이 됐다. 기일리, 검등골과 흥해읍 매산 일대에도 해월 선생 유적이 실재하고 숱한 스토리들이 남아 있다.

해월 선생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 포항의 정신문화를 재정립하고 관광 자원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도비 5000만원을 확보한 가운데 국비를 지원받아 ‘해월역사기념관’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해월 선생과 동학관련 스토리텔링으로 성지순례코스를 마련해 대한민국 건국의 정신적 토대를 구축한 유서 깊은 곳으로 인식되기를 기대한다.

김희동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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