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침해’ 중단된 경주시 뮤지컬 사업, 작품명만 바꿔 재지원… 혈세 낭비 논란
  • 박형기기자
‘상표권 침해’ 중단된 경주시 뮤지컬 사업, 작품명만 바꿔 재지원… 혈세 낭비 논란
  • 박형기기자
  • 승인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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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유치 명목으로
뮤지컬 ‘풍월주의 50찬’ 진행
시·도 보조금 4억7000만원 투입
상표권 침해 논란으로 전면 중단
초대권 소지한 관람객들 헛걸음
“명칭만 변경된 사업안 제출
경주시민 우롱하는 처사” 지적
경북도와 경주시의 보조금으로 뮤지컬 제작업체 A사가 지난 16~17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기로 했던 ‘천년의 불꽃 김유신’이 일정이 변경됐는데도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아 공연장을 찾아 되돌아간 시민이 가지고 있던 공연 초대권.

경북도와 경주시의 보조금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제작업체의 공연이 상표권 논란 등으로 중단되면서 공연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되돌아가는 혼선을 빚었다.

공연은 지난 16일과 17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작사 측의 사정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초대권을 받은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뮤지컬 제작업체 A사는 2014년 12월 설립된 서울지역 업체로 방송 언론사 전 사장이 회사 대표로 있다.

A사는 APEC정상 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사업 명목으로, 보조금을 포함한 5억2000만원(도비 2억3500만, 시비 2억3500만, 자부담 5000만)으로 뮤지컬 ‘풍월주의 50찬’ 사업을 진행했다.

공연은 올해 10월부터 11월까지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4회, 경주예술의전당에서 4회 공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경주시는 지난 8월 추경 예산으로 보조금을 편성했고, 업체의 요청으로 2억3500만원의 절반가량을 지난 9월 A사에 우선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지역 농업회사법인 B업체와의 상표권 논란이 불거지면서 뮤지컬 사업은 전면 중단됐고, 경주시도 향후 보조금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업체에 보조금 사용중지를 통보했다.

보조금 사용 중지에 따라 A사는 공연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또 경주시에 지원받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출연료, 인건비, 제작비 등의 항목으로 보조금 대부분을 사용했고 2500만원 가량만 경주시에 반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경주시는 공연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소중한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모양을 맞은 꼴이 됐다.

이후 최근 A사는 풍월주의 50찬 뮤지컬 사업이 중단되자 작품명을 ‘천년의 불꽃 김유신’으로 변경해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A사는 올해 경주시의회 회기 마지막인 지난주 정리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경주시에 사업을 재신청했고 사실상 보조금 지급과 함께 사업 재개가 가능해졌다.

해당 보조금 지급 안건은 경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했고, 오는 20일 열리는 형식적인 본회의 의결만 남아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상표권 침해 논란으로 중단됐던 공연이 작품명 변경으로 상표권 침해에서 벗어난다면 사업 재개가 가능하고 거부할 수 있는 이유가 없고, 지난 제작 과정에서 대본 등 수정된 부분을 통해 지금 사업과 연결이 될 것”이라며 “보조금을 지급받는 뮤지컬 공연은 시민들한테 초대권이 배부되는 무료 공연이고, 오는 29일과 30일 경주엑스포공원 내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예산은 경북도가 먼저 사업명칭과 보조금 예산안을 통과시켜 어쩔 수 없이 경주시에서 변경된 사업안으로 경주시의회에서 예산을 심사 중”이라며 “변경되지도 않은 내용과 명칭만 변경된 사업안은 경주시민을 상대로 우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A사의 경주시의 보조금으로 진행되는 공연으로 지역 문화단체와 시민들이 경주에서 활동하는 지역예술인들에 대한 경주시의 열악한 지원에 비해 너무 전폭적인 지원을 지적했다.

특히 경주에서의 공연 횟수도 지속적이지 않아 APEC 유치와 관련된 실질적 성과를 두고도 문제가 제기되고, 농업회사법인의 상표권 침해 등으로 관련 업체와 시민단체의 지적으로 지역 언론의 문제점 제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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