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현실에도 사랑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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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한 현실에도 사랑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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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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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만에 첫 장편소설 낸 김도언씨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출간  
 “세련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인물들, 주류세계에 편입되지 못한 인물들, 눈에 띄지 않게 살면서 그럴 듯한 연애도, 취업도 못해본채 누구한테도 자기 이름을 인정받지 못한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1998년과 1999년에 대전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 김도언(36·사진)씨가 데뷔 10년 만에 첫 장편소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민음사 펴냄)를 냈다.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 `악취미들’에 이어 세번째 단행본이다.
 출판사 `생각의나무’ 편집부장이기도 한 김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호흡이 필요한 장편은 직장생활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늦은 장편 출간의 변을 밝혔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는 파계승인 아버지와 한센병에 걸린 어머니를 둔 시인 지망생 선재와 입대한 남편을 두고 중풍 아버지의 병 수발을 하며 지내는 소라를 중심으로 소시민들의 남루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이번 작품은 비교적 분명한 의도를 갖고 구상했던 것”이라고 운을 뗀 작가는 “2000년대 들어 문학자체가 자생력 갖지 못하고 급속하게 자본의 관리체계 하에 편입된 것 같다.
 그래서 소설 역시 `주문자생산방식’으로 독자의 생리와 입맛에 맞춰가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자본이 창출되는 공간, 가령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연애상이나 소비 패턴, 새로운 직업세계, 성 풍속도 등을 다루는 작품들이 늘어났고 이에 대한 반발로 이번 작품을 구상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부인할 수 없는 남루한 현실들이 있고, 그런 현실 속 인물들도 사랑을 하고 있고, 상처가 있고, 유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라는 제목도 고급 사회의 산물인 `멜랑콜리’ 앞에 다소 역설적인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저급한 주변부 인물들도 강렬한 감정을 갖고 있고 고급사회의 성원들과 정서적 동질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짧고 건조한 문장과 장면전환이 빠른 89개의 신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엽기적이기까지 했던 전작의 스타일과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김씨는 “작가들마다 어느 한 시기의 천착했던 주제들이 있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취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내가 한동안 천착했던 세계는 그간의 작품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어느 한 장면에 작가가 정서적으로 몰입하고 감정이 과잉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 건조하고 하드보일드한 문장과 스피디한 장면 전환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데뷔 10년째를 맞는 이 젊은 작가에게 가장 영향을 준 작가들은 이범선, 장용학,손창섭 등 1950년대 주로 활동했던 작가들이라고 한다.
 인물들의 본성을 간파할 때 표피적인 측면보다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관찰하고 묘사하는 이들의 깊이 있는 시선이 작가를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번 작품보다 일찍 집필하기 시작한 장편 한편이 상반기 중 완성될 예정이라며 “불가항력적인 폭력에 의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지 못하고 억눌려 살던 인물이 통렬한 자각을 통해 운명을 거역하기 위해 뛰쳐나가는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276쪽. 1만원.
 
 
 
`나무 대량학살’인간의 광기와 탐욕  
황금가문비나무
존 베일런트 지음·박현주 옮김 l 검둥소 l 1만2000원

 
 1997년 1월 어느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퀸샬럿제도에서는 현지 원주민인 하이다족들이 감당하기 힘든 비극이 닥쳤다. 야쿤강 북쪽 끝에서 자라고 있던 300살먹은 황금빛 가문비나무가 허리를 잘린 채 넘어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초록색 일색인 침엽수들 가운데서 유독 황금색이고 50m높이로 우뚝 솟아나 원주민들이 조상 가문비나무라고 부르며 숭배했고 벌목회사들조차 보호하던 나무가 잘린 것이다.
 나무를 벤 그랜트 해드윈은 숙련된 벌목꾼에서 나무 지킴이로 변신한 인물이었다. 그랜트는 강풍이 불면 부러질 것을 계산해 나무 허리에 깊은 톱질을 남기고 떠났고, 나무는 이튿날 와지끈 무너졌다.
 해드윈은 나무 살해를 저지른 후 무차별한 벌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위한 것이었다는 편지를 언론사에 보냈다.
 “비할 데 없이 훌륭한 이 거목을 죽이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게는 분명히 어떤 메시지와 주의를 환기시키는 경고가 필요합니다…우리는 대량으로 학살당하고 있는 나머지 숲들은 내버려둔 채 황금가문비나무 같은 개별 나무들에만 주목합니다”
 나무를 죽인 혐의로 기소된 해드윈은 카약을 타고 법정으로 향했으나 행방이 묘연해졌고 그해 6월 그의 카약이 해변에서 발견됐을 뿐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의 행방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황금가문비나무’(검둥소 펴냄)는 논픽션 작가 존 베일런트가 북아메리카 원시림의 장엄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나무 살육’을 저지르는 인간의 광기와 탐욕을 황금가문비나무 불법 벌목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보여주는 책이다.
 책은 서양의 벌목에 관한 역사를 30초 필름으로 요약한다면, 벌목이 북반구에 미치는 영향은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이 주변의 숲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작은 지역에서 시작되지만 급속도로 세력을 넓혀 앞길에 놓인 것들을 초토화한다는 뜻이다.
 책은 대자연의 가슴 벅찬 아름다움을 그려낸 한편의 파노라마다. 동시에 인간의욕망이 빚어내는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환경보호운동의 허와 실을 둘러싼 논쟁에 불씨를 지핀다.
 
 
>>신간

 ▲파다말라이 = 무루가나르 지음. 데이비드 가드먼 영역. 김병채 옮김. 인도 타밀어 학자이자 시인인 무루가나르(1890-1973)가 그의 영적 스승인 바가반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1879-1950)의 가르침을 시와 문답 형식 등으로 엮었다. 스승에 대한 찬양과 함께 진정한 자아를 깨닫는 길, 수행법 등이담겼다.
 슈리 크릿나다스 아쉬람. 645쪽. 2만5천원.

 ▲그의 삶, 그의 꿈-헨리 나우웬 = 마이클 오로린 지음. 마영례 옮김. 네덜란드출신의 영성 작가이자 가톨릭 사제인 헨리 나우웬(1932-1996)의 삶을 다양한 사진과함께 소개했다.
 헨리 나우웬은 예일대 신학부 교수였다가 페루에 있는 빈민가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는가 하면, 다시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맡았다가 교수직을 버리고 캐나다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인 공동체로 들어가는 등 다채로운 삶을 살았다.
 가치창조. 248쪽. 1만3천800원.

 ▲기도의 사람 토머스 머튼 = 헨리 나우웬 지음. 김기석 옮김. 문학적 재능과 대학교수 자리를 버리고 일생을 침묵과 노동으로 사는 수도자의 길로 들어섰던 토머스 머튼(1915-1968)의 영성과 사상을 소개한 책. 예일대에서 머튼에 대해 강의했고,미국 켄터기 주에 있는 겟세마니 수도원에서 머튼을 만난 적도 있는 저자는 그의 영성적 뿌리가 `기도와 묵상’에 있다고 이 책에서 소개한다.
 청림출판. 184쪽. 9천800원.
 
 ▲스토리 이코노미 = 존 실리 브라운 등. 박혜원 옮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이미지에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
 스토리텔링은 성경이 그러했듯 조직을 하나로 연결하고 가치를 공유하게 만들며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도요타, 제록스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모두 이를 활용해 성공했다고 말한다.
 살림Biz. 292쪽. 1만2천원.

 ▲나는 티타임에 탐닉한다 = 이민숙 지음. 갤리온 출판사의 작은탐닉 시리즈 제10권. 홍차에 문외한이던 저자가 홍차를 마시고 탐닉하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수백가지 홍차에 대한 품평, 찻잔과 관련 도구, 홍차에 대한 상식을 사진과 함께 실어 홍차입문서로 활용할 수 있다.
 212쪽. 8천800원.

 ▲라틴홀릭 = 김산환 글.사진. 여행가 김산환이 4개월간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거쳐 유카탄 반도에 있는 마야의 유적과 쿠바를 돌아보면서 띄운 편지를 모았다. 여행 말미에 저자는 자신이 마야를 찾아 떠돌았던 길이 50년전 체 게바라가 먼저 훑고 갔던 길이고, 자신에게 깊은 감동을 준 마야의 유적들이 체 게바라에게 혁명의 길을 일러줬다는 것을 깨닫는다.
 랜덤하우스코리아. 344쪽. 1만3천원.

 ▲우리말 바로쓰기 사전 = 김정섭 지음. 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을 펼쳐온 저자가 엮었다. 단순히 맞춤법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설명까지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지식산업사. 1천135쪽. 4만3천원.

 ▲하늘을 잊은 하늘의 자손 = 박석재 지음. 한국천문학연구원장인 저자가 쓴 천문학 에세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하늘을 사랑하고 하늘의 이치를 알기 위해 애쓴민족이며 하늘의 자손이라고 설명한다. 아름다운 천문 사진을 곁들여 천문학 지식도알려준다.
 과학동아북스. 184쪽. 1만3천원.

 ▲우리집 용기정원 만들기 = 식물학자 윤경은 교수가 들려주는 미니정원 가꾸는법. 현관과 거실, 부엌, 책상, 화장실을 꽃과 나무로 장식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재배법을 제공한다.
 김영사. 236쪽. 1만4천원.

 ▲늙는다는 것 죽는다는 것 = 홍사중 지음.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저자가 쓴 노년 에세이. 늙는다는 것, 죽는다는 것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
 로그인. 312쪽. 1만원.

 ▲뇌파진동 = 이승헌 지음. 뇌호흡을 개발하고 ㈜단월드의 전신인 단학선원을 설립한 저자가 쓴 뇌교육법. 뇌파 진동을 활용하면 누구나 자기 뇌의 주인이 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한문화멀티미디어. 272쪽. 1만원.
 
 
>>아동신간

 ▲둘이 함께 = 제인 시몬스 글 그림. 이상희 옮김. 커다란 복슬이 개는 조그만 땅꼬마 개를 비내리는 들판에서 만났다. 둘은 함께 놀면서 낄낄댔지만 지내다보니 뭐든지 반대였다.
 복슬이는 햇볕이 너무 뜨거웠지만 땅꼬마는 그늘이 너무 추웠다. 복슬이는 빨랐지만 땅꼬마는 느렸고, 복슬이가 좋아하는 뼈다귀는 땅꼬마에겐 너무 컸다. 복슬이네 집은 컸지만 지저분했고 땅꼬마네 집은 복슬이에게는 너무 비좁았다.
 둘은 토라져 헤어졌지만 이내 서로를 인정하고 각자 다른 놀이를 하면서 둘이 함께 지내는 즐거움을 깨닫는다. 우정을 나누는 두마리의 모습을 따뜻한 색채로 그려내 아이들에게 어울려 사는 즐거움을 가르치는 책이다.
 청림아이. 42쪽. 8천500원.

 ▲고릴라 아저씨네 빵집 = 사라이 미카코 글. 와타나베 아키오 그림. 남경희 옮김. 고릴라 아저씨가 빵집을 열었다. 맛있는 빵을 만들었지만 아저씨의 커다란 이빨과 무서운 얼굴 때문에 아무도 빵을 사가지 않는다.
 아저씨 대신 원숭이 모양 손가락 인형이 가게를 지키자 아기 토끼들을 시작으로슬금슬금 가게에 손님이 들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친구들을 빵집으로 데리고 오는 아기 토끼들 덕에 고릴라 아저씨네 빵집은 인기있는 빵집이 됐다.
 한림출판사. 24쪽. 9천원.

 ▲꼬마 조각가 토니 =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작가 요한나 슈피리가 쓴 또하나의 알프스 이야기. 알프스 산에서 아빠를 잃고 엄마와 살아가던 토니는 가난한 생활속에서도 조각가의 꿈을 키워나간다.
 내성적인 토니는 집안형편을 돕기 위해 높은 산에서 몇달간 소떼를 돌보는 일을하면서 외로움과 공포에 지쳐 마음을 다치게 된다. 하지만 부잣집 귀부인과 주변의 도움으로 엄마를 다시 만나 생기를 되찾고 조각가의 꿈도 이룬다.
 서강북스. 정회성 옮김. 100쪽. 9천원.

 ▲심술이 붙었어요 = 타마라 와이트 글. 로스 콜린스 그림. 임경인 옮김. 괜히 심통이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책. 심술부리고 짜증내는 아이에게 심술을 잊어버리고 크게 웃어보라고 말한다. 아메리칸 퀼트를 연상시키는 수수하고 세련된 삽화가 돋보인다.
 픽셀하우스. 32쪽. 9천원.

 ▲엄마는 항상 네 곁에 있단다! = 르네 구이슈 글. 토마 바 그림. 이상헌 옮김.
 종일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슈퍼우먼 엄마의 모습을 통해 엄마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큰북작은북. 48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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