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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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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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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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도 어둡다. 새벽이 오고 아침이 밝아오지만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도 경제도 우리 사회도 모든 것이 암울하다. 서울 한복판의 용산구 이태원 참사로 158명의 젊은 친구들이 압사를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여성이 102명이고 남성이 56명이다. 연령별로 20대가 106명이고 30대가 31명, 꽃 같은 10대가 중학생 한 명을 포함해서 12명이고 외국인 사망자도 26명이나 된다. 모두가 연약한 약자들이고 국가나 기관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했다. 아직도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누구 한 사람 책임지겠다는 의로운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준비되지 못한 채 출범한 윤성열 정부는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새정부는 아직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1년동안 대통령실 이전 하는 데 힘을 소진하고 있다. 정부는 협치나 통합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 채, 검찰과 경찰을 앞세워서 공안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지난 정권을 탓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통 큰 정치를 펼쳐야 한다. 먼저는 나눠지고 갈라진 민심을 한데 모으고 야당의 지도자와 만나서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민들과 소통하고 야당과 소통하므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공생의 정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아직도 세계는 군부 통치로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는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이란등은 국민의 인권이 짓밟히고 고통 가운데 있다. 또한 러시아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처참한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고통과 눈물이 있다. 이런 전쟁의 피해는 당사자 국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제적인 손실이 크다. 하루빨리 전쟁이 멈추고 이 땅에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한다.

앞으로 전쟁보다 더 심각한 것은 기후위기의 문제다. 전쟁은 힘을 기반으로 약한 나라를 침탈하는 범죄유형의 전쟁이라면 기후위기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자연재앙이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여 지구의 생명들은 죽임으로 향하고 있으며, 각종 폭염과 홍수 발생에 따른 피해와 전염병 발생의 위협은 점점 초록마을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성탄의 계절이다. 기독교에서는 지금 대림절 기간이다. 대림절이란 성탄절을 맞이 하기전 4주간을 의미한다. 성탄절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성육신) 가장 낮고 천한 곳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고 경배하는 절기이다.

대림절은 인간에게 종말과 죽음을 인식하는 절기이다. 교회력은 인간에게는 마지막이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시작한다.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 인간, 역사의 종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인류 역사를 인식하는 것이 교회력의 출발점이다.

한마디로 대림절과 성탄절은 인간의 공허함과 허무함, 인간의 연약함과 유한함 그리고 종말로 치닫고 있는 인간의 운명을 직시하는 것에서 출발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는 절기라고 말할 수 있다. 성탄절은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는 날이다. 예수님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이 땅, 가장 낮은 곳에 오셨고 이 땅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 죽었다. 평화는 칼이나 무기 같은 힘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섬김과 양보와 배려와 희생으로 실현된다. 대림절이 우리에게 인생의 종말이 있음을 보여주는 종말론적 절기라면 성탄절은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섬김과 희생과 사랑을 실천하는 절기이다. 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평화가 되었다. 예수님이 자신의 몸을 대속물로 내어줌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평화의 길이 열렸다. 그리고 언젠가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아기들이 독사의 굴에 손을 넣으며 장난하는 완전한 새 하늘과 새 땅, 완전한 평화가 임할 것이다

대림절 초의 장식은 초가 타들어 가듯이 시간이 타들어 감을 의미한다. 양초가 타들어 가듯이 조금씩 소진되어 가는 시간,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우리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종말론적 삶을 살겠다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개인의 죽음과 역사 종말을 인식하고 종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진정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다. 이 땅에 갈등과 분열과 전쟁이 사라지고 참된 평화가 임하기를… 메리 크리스마스!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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