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베이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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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베이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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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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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긴박감이 묻어있는 이 문구는 합계출산율이 6명이던 시절, 1960년대의 산아제한 표어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던 시기이다. 한정된 자원에 비해 인구가 너무 많아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 정부는 행정력을 동원해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다. 당시의 상황은 몇년 전 개봉된 영화 `잘살아보세’에 코미디로 녹아있다. 산아제한 교육을 받은 주민이 잘못 이해해 남성용 피임기구를 손가락에 끼웠다든지, 경구피임약을 남편이 지속적으로 먹었다든지 하는 일화들이 그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출산억제 정책 덕분에 합계출산율은 70년 4.5명, 80년 2.8명으로 뚝 떨어지고, 가족계획 표어도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문구로 변했다. 출산율이 1.65~1.47명이던 90년대에도 가족계획 표어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로 산아제한 기조를 지속했다.
 이제 지나친 출산억제가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간주되는 시대가 됐다. 출산력 저하가 노동력 부족으로 연결되고, 상대적으로 고령인구가 늘면서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있은 저출산 대응 인구정책 표어공모전에서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가 대상을 차지했다.
 가족계획 표어의 극적인 반전이다. 최근 3차 베이비 붐이 시작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전쟁 이후의 1차 베이비 붐 세대들이 성장해 1979~1982년의 2차 베이비 붐을 조성했으며, 당시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 3차 베이비 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6명, 세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 여건이 만들어지면 인구는 자연 늘기 마련이다. 윽박지르듯 산아제한하던 옛날 그 시절이 그립다고나 해야할까.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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