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木소리로 클래식을 노래하다
  • 김희동기자
첼로 木소리로 클래식을 노래하다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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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음악제 예술감독’ 첼리스트 박유신의 음악세계
어텀실내악페스티벌 감독 겸직
첼로 묵직함으로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음악 연주, 대중들과 소통
포항 앞바다를 닮은 첼리스트
포항을 순수예술 문화 도시로
연습 중 환하게 웃는 박유신 첼리스트.
첫 솔로음반
두번째 음반
폐막 공연
폐막공연 감사 인사 사진

‘첫’이란 말은 참 좋다. 첫걸음, 첫사랑, 새해 첫 날이라고 하면 가슴 한 편이 따뜻해지고 희망으로 가득 채워진다. 인디언 아라카족은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을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이라고 했다.

박유신 첼리스트는 그 첫이란 단어와 잘 어울린다. 중저음의 첼로의 묵직함으로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음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차세대 첼리스트로서 독보적인 연주활동뿐만 아니라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박유신에게 있어 지난 한 해는 남다른 해였다. 지난 3월 첫 솔로 음반 을, 11월에는 두 번째 음반 을 냈으며 7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멤버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한예종 교수)과 결혼해 음악적 동지의 길을 걷고 있다.



□포항시민의 자긍심, 포항음악제

박유신이라는 연주자 앞에 ‘노력하는’ ‘소리로 감동을’ ‘단단한’ 그 어떤 수식어 보다도 ‘포항 앞 바다를 닮은 연주자’라 말하고 싶다. 그의 음악은 포항 앞바다 ‘동해’를 끌어안고 있다. 포항 앞바다가 포항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포항시 발전의 넉넉한 품이 되어주었듯이 그가 K-클래식의 선두주자로 포항을 순수예술 클래식 도시로 성장시켜 줄 것을 기대해본다.

<포항음악제>는 포항의 순수예술 프로젝트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추진됐다.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내딛은 <2021 포항음악제-기억의 시작>은 날마다 다른 주제의 음악으로 메인 프로그램을 구성해 엄선된 실내악 공연을 선보였다. 음악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들 중 일부를 집중 조명한 포커스 스테이지 <임윤찬 독주회>는 포항 음악제 최고의 선물이었으며 음악평론가들의 강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2022 포항음악제-운명, 마주하다> 는 대규모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및 세계적인 해외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메인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음악회, 강연, 마스터클래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문화도시 포항의 도시이미지를 한 단계 격상시키기에 충분했다.

2023년에도 포항문화재단은 자체 레퍼토리의 밀도 있는 기획과 더불어 적극적인 국비 공모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할 다양한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예술가들과의 협업을 강화해서 지역성 기반의 다양한 창작 콘텐츠 개발 및 공연·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다.



□오감이 풍성한 연주자

‘첫’은 일회성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다. 첫에는 소중함과 간절함이 담겨 있다. 그래서 박유신의 첫 번째 음반은 수많은 첫들이 모여 완성미를 더하고 있다. 그 완성을 위해 쉼 없이 현을 오갔을 첼리스트의 손가락은 연습의 흔적인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여 있었다. 그 견고함이 그의 연주를 무한 신뢰하게 만든다.

박유신의 첫 번째 음반 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이다. 곡이 만들어진 1840년은 극적인 삶을 살았던 슈만이 가장 행복한 시기로 클라라와 결혼을 한 해이며 슈만의 최고의 걸작을 평가받고 있다.

첼로와 플로리안 울리히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전하며 가곡의 가사가 된 하이네의 시와 이를 음악으로 풀어낸 슈만의 내면 세계를 두 연주자의 면밀한 분석과 해석으로 담아냈다.

이 외에도 독일 민요풍의 소박하며 유쾌하고 따뜻한 선율이 돋보이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다섯개의 민요풍 소품’, 첼로를 좋아했던 30대 초반 청년 브람스가 작곡하여 오늘날 낭만주의시대 대표적인 첼로 소나타로 평가받으며 연주자들과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작품인 첼로 소나타 제1번을 그녀의 첫 앨범에 함께 실었다. 슈만과 브람스를 통한 ‘박유신의 노래’는, 그리고 그녀의 첼로가 내는 ‘목(木)소리’는 슈만의 ‘헌정’으로 끝을 맺는다.

11월25일 두 번째 음반 소니클래시컬에서 발매된 음반은 미야스코프스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라흐마니노프 두 개의 소품을 국내 최초로 녹음해 선보였다.

이번 앨범에서도 독창적 레퍼토리 구성을 통한 진실된 스토리텔링으로 그의 숙련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앨범은 지난해 5월,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녹음 작업을 마쳤다.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함께 했다.

박유신은 앨범에 대해 “첼로만이 낼 수 있는 가장 풍성한 사운드와 극적인 감정들이 집약된 작품을 담았다. 첫 번째 앨범에서 고독한 읊조림을 표현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더욱 열정적인 노래를 들려드리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성장하는 첼리스트 박유신

박유신은 제 몸 안에 우물한 채를 갖고 있다. 눈을 감고 혼신의 힘으로 연주하는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마을 한가운데 있는 공동우물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의 귀가 두레박이 되어 첨벙첨벙 그의 선율을 길어 올려 클래식의 목마름을 덜고 있다.

달리기를 좋아했던 소녀 박유신은 육상과 첼로의 갈림길에서 포항예술고등학교를 선택했다. 경희대 음대 졸업 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 드레스덴 최고연주자 박사과정을 밟았다.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특별상 수상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드레스덴 국립음대 실내악 콩쿠르 1위, 2018년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 2위,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 2위를 수상하며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박유신은 2018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에서 활동했으며 남서독 필하모니, 에어츠게비어기셰 필하모니아우에, 러시아 국립발레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명 지휘자 쿠르트 잔달링의 지휘로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크레모나에서 스승 에밀 로브너와 비발디 더블 콘체르토를,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삼중협주곡을 협연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카잘마찌오레 페스티벌, 부헨나우 페스티벌 등 세계 저명 음악제와 베를린필하모니 챔버홀을 포함해 라메나우 바로크홀 등 유럽 저명 홀에서 연주했다. 국내에서는 포항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교향악단, 울산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가지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월 피아니스트 김현정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 <러시안 첼로>에 이어 2021년 2월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두 번째 시리즈로 올려진 <러시안 첼로II>의 전국투어를 마쳤다. 2019년 10월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으로서 첼리스트 노버트 앙어, 피아니스트 플로리안 울리히, 비올리스트 디양 메이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가을 실내악 음악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후 박유신은 2020년 제2회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과 2021년 제3회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을 성료해 페스티벌의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별히 2021년부터 <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직을 겸하며 한국 실내악의 지평을 넓히는 첼리스트이자 예술감독으로서 역량을 견고히 다지며 국내 최상위 실력파 첼리스트로 성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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