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개구리 전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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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개구리 전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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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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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
니체는 저서 ‘비극의 탄생’에서 “합리적 독일 정신은 음악에 의해 창조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력 있는 독일, 또 하나의 정신은 ‘수준 높은 교양과 시민 정신’이다. 그것이 곧 ‘정신적 중산층’의 힘이 된 것이다. 두꺼운 정신적 중산층이 고전음악의 나라를 만들었다. 언어가 끝나는 곳에서 그들의 ‘음악’이 시작된다.

딱딱하지만 정확한 독일인의 정직성도 곳곳에 보인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10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의 정서와 저력도 곳곳에 있다. 독일은 근대국가의 출발은 다른 유럽국에 비해 늦었지만 4차 산업혁명 태동은 으뜸이다.

인더스트리(industries) 4.0이 그것이다. 중소기업의 선도로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어 진행 중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하고 있어 타산지석 모델로 삼아야 할 나라다.

생활 안전과 자연 친화적 환경을 위해서는 많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시민 정신은 짧은 여정 중에서도 흔히 보게 된다. 며칠째 입은 셔츠가 아직도 깨끗하다. 깨끗한 공기 덕에 때를 잘 타지 않는다. 유학생들은 한 번 신은 양말을 거풍(擧風)해서 이틀쯤 후에는 다시 신는다고 한다.

도시 전체를 설계할 때 공기의 순환과 흐름까지도 철저하게 계산하고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친 다음에야 건물을 짓고 도로를 내며 공원을 만든다. 곳곳이 풍성한 녹지다. 아주 작은 터널과 실개천 같은 통로가 종종 보인다. 개구리 전용도로다. 개구리를 위한 환경지킴이 도로라니. 놀랍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독일인의 삶에 여백의 선물을 듬뿍 안겨주고 있다. 친환경은 선물로 돌아온다.

차보다는 자전거가 우대다. 자전거보다 보행자가 최우선인 나라. 도로의 차선폭은 빨간 자전거 길과 회색의 보행길을 합친 크기다. 자전거도 양손을 좌우로 흔들며 방향을 표시한다. 개구리 주차는 아예 없다. 횡단 보도를 건너갈 때, 손바닥만 터치하면, 곧 보행자 신호로 바뀐다, 보행자가 없을 때는 굳이 차량이 멈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법질서를 지키는 철저한 안전과 시민 의식이 곧 독일인의 생활문화요, 상징인 것 같다.

이러한 독일인의 철저함은 그들의 원칙주의와 맞닿아 있다. 철저한 시민정신과 준법정신이 곧 ‘나일강의 기적’이요, ‘여백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국민의 생활 속에서 ’준법은 곧 시민의 의무요, 복지와 안전은 국가의 몫이다‘’며, 곧 맞이하는 독일 사위의 자신감에 찬 한 마디가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그렇듯, ‘독일 국민은 국가를 믿고, 국가는 국민의 아름다운 삶의 인프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면, 필자만의 주장일까?

이들의 삶에는 높은 담장이 없다. 오롯이 낮은 사철나무 울타리가 이웃과의 유일한 경계다. 과시하는듯한 큰 대문도 아예 없다. 낮은 현관이 출입구다. 주택이나 사무실 베란다에 에어컨용 실외기나 화분을 아예 두지 않는다. 곳곳에 배려의 손길이 보인다. 그러니 도시는 늘 단정하고 깨끗하다. 그들의 실용주의와 합리주의의 실천 현상인 셈이다.

경제학은 환경 요인을 외부 효과로 인식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경제학은 언제까지 환경·생태를 ‘창밖의 여자’로 둘 수 있을까?. 삶 속에서 ‘자연친화적인 생태환경’을 스스로 실천하고 받아들이는 독일인. 지금 그들은 삶은 행복지수가 높은 것 같아 무척 부럽다. 현지에서 독일 사위를 맞이하며 피부로 체감하는 소회(所懷)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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