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차례 학대 혐의로 기소
1심서 각각 징역 8개월·1년
2심, 일부 무죄… 형량 감소
재판부 “일부 학대 행위는
정신·건강 해칠정도 아냐”
1심서 각각 징역 8개월·1년
2심, 일부 무죄… 형량 감소
재판부 “일부 학대 행위는
정신·건강 해칠정도 아냐”
구미 가정형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 보육교사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일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A씨와 B씨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에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원장은 벌금 500만원을, 나머지 보육교사 3명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들은 상고하지 않아 2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복지법이 정한 ‘신체적 학대행위’와 ‘정서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부터 8월까지 1~3세 피해아동들 13명을 270여 차례 학대한 혐의로, B씨는 2018년 6월부터 약 한 달간 210여 차례 학대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은 아이들을 학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60여회, B씨가 90회에 걸쳐 아이들을 학대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피해아동들이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온 점과 부모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은 불리한 양형요소로, 어린이집 시설 환경이 좋지 않았고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
양측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는 일부 행위가 추가로 무죄로 판단돼 형량이 다소 줄었다.
A씨는 우는 피해아동을 3분간 달래지 않다가 양쪽 팔을 잡고 다른 방으로 이동해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다시 팔을 잡아당겨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로 데려갔다. 1심과 달리 2심은 학대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피해아동이 팔을 식탁 위에 올리자 팔을 잡아 신경질적으로 식탁 밑으로 밀쳐낸 A씨 행동도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B씨는 피해아동이 엎드려 베고 있는 베개를 당겨 몸이 흔들리게 하고 어깨를 여러 차례 잡아당겼다. 이 행위도 2심은 학대가 아니라고 봤다. 낮잠을 자는 아이들 사이로 들어가 앉는 과정에서 신경질적으로 피해아동 머리와 몸을 과격하게 밀치는 행위도 유죄에서 무죄로 판단이 바뀌었다.
재판부는 “피고인 발로 피해아동 몸을 밀거나 머리를 가볍게 미는 등 부적절한 훈육이 있긴 하지만 강도가 강해 보이지 않아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해칠 정도의 위험이 생긴 정도로 보긴 어렵다”며 “훈육 목적으로 가벼운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도 있었고 여러 아이를 동시에 재우거나 음식을 먹여야 하는 보육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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