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환상문학 작가 켄 리우의 단편 선집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종이 동물원」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켄 리우의 미출간 단편 중 엄선하여 엮은 두 번째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이다.

이번 선집에서 켄 리우는 대체역사, 실크펑크, 스팀펑크, 사이버펑크 등 다양한 장르의 단편을 선보이는 한편, 임진왜란과 명청교체기에서부터 근미래까지 다양한 시대와 소재를 활용한다. 이번 단편집에선 각기 중국, 한국, 일본을 무대로 한 단편소설 하나씩을 발표했다. 명나라 말기, 청나라 군대에 의해 중국 양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학살 사건을 두 여성 주인공으로 하여 풀어낸 「풀을 묶어서라도, 반지를 물어 와서라도」, 조일 전쟁이었던 임진왜란을 명나라의 만력제와 이여송을 중심으로 풀어내며 이순신의 활약상이나 거북선 등을 함께 묘사한 「북두」,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자신의 가족을 몰살한 곰을 잡기 위해 만주까지 오게 된 일본인 박사와 군인을 등장시킨 「우수리 불곰」 등이다.

특히 「북두」의 줄거리는 임진왜란이 배경으로 만력제는 임진왜란이 벌어지자 이여송 등을 보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을 막으라 지시한다. 정찰대로 3주간 조선 땅을 돌아본 담원사는 이순신 장군의 서찰을 전하며, 전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고니시 유키나가가 주둔한 평양성을 탈환하기 위해 공명등을 이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여송의 평양성 전투 때 공명등에 사람이 타고 하늘에서 상대를 정찰해 큰 공을 세웠다는 설정이다.

이외에도 전쟁중 드론 조종사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소재로 한 「루프 속에서」, 대체역사소설에게 시상하는 사이드와이즈상을 수상한 「장거리 화물 비행선」을 비롯, 슈퍼히어로와 빌런을 소재로 한 「카산드라」, 외계 행성의 고대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다룬 「그 짐은 영원히 그대 어깨 위에」, 천사와 신 등 종교적 믿음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 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쓴 「1비트짜리 오류」 등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