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뇌물로 지폐가 가득 담긴 상자를 내민다면 “가진 사람 돈 좀 쓰면 어때. 돌고 돌아야 하는 돈의 흐름에 보탬이 될지도 몰라”하며 자기합리화를 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같은 뇌물인 데도 정말 떡값 정도의 만원짜리 몇장을 내밀었다면 오히려 더 큰 심리적 부조화를 느낀다는 것이다. 얼마전 인사 청탁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재판부는 `기억이 자존심에 굴복하다’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과 `인지 부조화’의 개념을 예로 들었다. 일상에서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려는 현상은 흔히 겪는 일이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이 현상을 방치하면 큰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한번 결정내린 일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결정을 합리화하는 쪽으로 몰아가서다. 잘못된 판단을 서둘러 철수하는 노력은 공적 영역에서 더 필요하다. 새정부가 들어섰는데도 버티고 앉아있는 참여정부 인사들도 인지 부조화에서 일까.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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