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스마트폰 보는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커진다
  • 뉴스1
잠들기 전 스마트폰 보는 임신부 ‘임신성 당뇨병’ 위험 커진다
  • 뉴스1
  • 승인 2023.0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건강
우리나라 출산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6년에 1.17명으로 전년 대비 0.07명 떨어진 뒤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잠정)까지 1.05명→0.98명→0.92명→0.84명→0.81명→0.78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8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 News1 DB
임신부들이 고충으로 꼽는 일 중 하나가 ‘잠’이다. 임신 초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졸음이 쏟아지지만 배가 불러오면 어떤 자세를 취해도 숙면을 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거나 조명을 켜놓는 습관부터 피하라는 연구가 나왔다. 강한 빛에 노출될수록 ‘임신성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이 잦으면 유산할 위험도 있다.

◇“취침 전 빛 차단은 쉽게 실천할 임신성 당뇨병 예방법”… 야근은 피해야

김민지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 신경학 교수 연구팀은 잠들기 전 3시간 동안 더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는 임신부가 임신 중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했다.

그간 밤에 노출되는 빛은 숙면할 수 있도록 밤에 분비되는 호르몬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돼 24시간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조절한다. 연구팀은 멜라토닌의 생성 억제가 임신부의 당뇨병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 실험을 했다.

2011~2013년 임신 15~28주인 미국 임신부 741명을 대상으로 빛을 감지하는 센서를 손목에 착용하고 1주일 동안 수면 일기를 쓰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잠들기 3시간 전 빛에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분류됐다.

그 결과 취침 3시간 전부터 강한 빛에 노출된 임신부의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컸다. 잠들기 1.7~2.2 시간 전 희미한 빛에 노출된 임신부 247명 중 16명은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다. 전체 참가자 중 잠들기 2.2~2.6시간 전 빛에 노출된 여성 12명과 2.6~3시간 전에 빛에 노출된 3명도 걸렸다.

연구팀은 수면용 조명이나 스마트폰 불빛 등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희미한 빛에 노출돼도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이 확인됐다. 임신성 당뇨병은 산모의 합병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모의 심장병, 치매 위험을 키운다. 자녀도 자라면서 만성질환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취침 3시간 전부터 희미한 조명이나 스마트폰 같은 발광 장치를 어둡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치워야 하고 여의찮다면 적어도 화면을 어둡게 하거나 야간모드로 블루라이트를 꺼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신한 뒤 야근이 잦으면 유산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또한 멜라토닌의 분비량 감소 때문으로 파악된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태반과 난소 등 말초기관에서도 분비되며 특히 태반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루이세 벡트루프 덴마크 코펜하겐 묄렌베리·프레데릭스베리 병원의 박사 연구팀은 병원 등 공공서비스 기관에 일하는 여성 2만2744명의 6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 2019년 국제학술지 ‘직업-환경의학’ 온라인판에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1만47명은 임신 3~21주 사이에 매주 며칠씩 야근을 했고 1만2697명은 야근을 하지 않았다. 임신 8~22주 사이 어느 한 주에 2일 이상 야근을 한 여성은 그다음 주에 유산할 위험이 야근하지 않은 여성보다 32% 높았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파악할 때 유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간 야근을 한 횟수와 야근이 계속되는 일수에 따라 유산 가능성은 증가했다”며 “밝은 조명 속에 야근하면 생체 리듬이 깨지고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면 전문가는 임신부는 호르몬 변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며 수면과 각성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신 초기에는 잠이 많아지는 게 일반적이라 낮잠이 쏟아질 땐 억지로 참기보다 30분 이내로 짧게 여러 번 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지호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은 “다만 밤잠에 미칠 정도로 오랫동안 자거나 이른 저녁 시간대에는 잠들지 않아야 한다. 일반 성인의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보다 30분~1시간 정도 더 취침하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센터장은 “잠들기 전까지 밝은 빛에 노출되면 쉽게 잠들기 어려워 침실을 어둡게 조성해 멜라토닌 분비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취침 1~2시간 전에는 차광 커튼을 이용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을 차단하라”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