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감우
무엇일까, 이 편안함은
붙들고 있던 끈 다 풀어 바람에게 맡겨둔 채 숲이 춤을 춘다
흥덕왕릉 가는 길은 그림자놀이다 뒤틀린 소나무로 말하는 세월을 읽으면 빛이 나무를 흔들어 그림자를 깨운다 뒤틀림이 살아있는 바닥엔 그림자가 숲을 이룬다 하늘이 구름 한 무리 풀어 놓고 가는 오후, 나의 발은 일렁일렁, 그림자 춤을 함께 춘다 중력을 넘어선 세상처럼 하늘과 땅이 경계를 지우고 숲속에 다 모였다 무엇일까 이 편안함은 나를 앞장서서 걸어가는 내 그림자 뒤틀림을 감추지 않는다 소나무를 이리저리 당기는 나무 그림자도 뒤틀린 몸을 한껏 뽐내는 중이다 무슨 외침이 이리 절절한가 숲을 바라보는 석상, 구불구불한 머리 다 풀어 뒷모습으로 능을 지킨다
2016년 《열린시학》 등단
시집『바람을 만지며 놀다』
울산문학 올해의작품상 수상
《울산문학》편집주간. kjs44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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