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20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를 획득, 좋은 분위기와 자신감을 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도전장을 던진다.
한국 탁구대표팀은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복식의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은메달, 남자 복식의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은메달, 조대성-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조가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선수권서 3개의 메달을 딴 건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20년 만의 성과다.
최근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노메달’ 등 한동안 어려움을 겪던 한국 탁구는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단순히 이번 세계선수권 성과 뿐이 아니다.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식 사상 첫 금메달이 나왔고 남자 단체전에선 25년 만에, 여자 복식에선 21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이어 월드 팀 챔피언십 파이널에선 남자 단체가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 탁구가 긴 호흡으로 준비한 재도약 플랜이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한탁구협회는 최근 중·고등학교와 일반부 사이의 사다리를 제거, 나이와 소속에 상관없이 실력만 있으면 상위 레벨과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때문에 전 연령대가 ‘무한 경쟁’을 통해 상향 발전하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한 대표 선발시 추천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랭킹 순으로만 선발, 모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과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여기에 ‘출범 2년차’ 한국프로탁구(KTTL)가 자리를 잡았고 양하은(포스코에너지), 오민서(산청군청) 등 새로운 스타까지 등장하는 등 여러 호재 속에 탁구계 전반에 순풍이 불고 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세계선수권서 메달이라는 결실까지 이어지자 선수들 역시 고무된 모습이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임종훈(한국거래소)은 “이전에는 무아지경 속에서 메달을 땄다면, 이번에는 실력으로 따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꼭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장우진(미래에셋증권) 역시 “한국 탁구의 수준이 꾸준히 올라온 것 같다. 남녀 탁구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긍정적인 결과들이 이어질 수 있는 희망을 봤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년 전 같은 대회서 손목 부상으로 낙마했던 ‘삐약이’ 신유빈은 이제 완벽하게 재기, 한국 탁구 도약의 중심에 서 있다.
신유빈은 “이제는 세계선수권이 두렵지 않다. 중국 선수들과도 많이 해 보면서 배우고 있다. 더욱 연습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회장 역시 선수들의 공로를 치하하면서도 “이제 세계선수권은 지난 일이다. 이 흐름이 다음 대회까지 이어지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더 큰 도약을 기대했다.
그는 “심기일전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부산세계탁구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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