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한민국 ‘호국 聖地’ 재탈환 해야 할 때
  • 김희동기자
포항, 대한민국 ‘호국 聖地’ 재탈환 해야 할 때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병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어머니, 어서 이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위의 내용은 ‘1950년 8월 10일 쾌청’ 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동성 중학교 3학년 학도병 이우근 수첩의 마지막 일기다. 이튿날 11일 포항여중전투에서 전사했다.

포항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 당시 격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이우근 학도병 편지비에는 6.25전쟁 때 치열한 전투로 기록된 포항여중전투에 참전해 17살이란 꽃다운 나이에 전쟁이란 공포와 달쳐올 죽음 앞에서 유일한 믿음인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지막 글이 담겨있다.

필사의 항전을 벌였던 학도병을 추모하기 위해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소재한 ‘전몰학도 충혼탑’이 있다. 6.25전쟁 당시 포항은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육군 3사단 소속 학도의용군 71명이 포항여중(현 포항여고)에서 전투에 참전, 11시간 반동안 혈전을 벌여 북한군의 포항 진출을 지연시켰다. 이로써 포항시민들의 피난 및 우리 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버는 데에 기여했지만 학도의용군 48명이 전사하는 등 많은 희생을 낳기도 했다.

지난 5일 칠곡에서 열린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과 3주기 추모행사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다부동 전투 참전 주민 위령비 제막행사도 함께 이뤄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나라를 지킨 영웅들에게 예의를 다하는 국가차원의 지원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부동 전투에 참전한 지게부대원들을 기리기 위한 이 행사는 지게에 탄약과 식량을 실어나르며 투쟁했던 숨은 영웅들에 대한 감사와 기리의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행사는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가 개인적으로 건립한 주민위령비로,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칠곡군이 대한민국 호국성지로 발돋움 하고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실질적인 호국성지는 포항시이다. 경북에는 308곳의 현충시설이 있으며 독립운동시설 162개소, 국가수호시설 146개소가 있다. 그중 포항에 30곳이 있다. 6.25전쟁과 관련한 현충시설로 다부동 전적기념관, 왜관지구 전적기념관,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 등이 있으며 포항 지역에 현충시설은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을 비롯해 용화사 위령탑, 전몰학도 충혼탑, 6.25전쟁 호국영웅탑, 3·1의거 기념탑 등 경북에서 가장 많은 현충시설을 갖고 있다

한반도 역사 속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포항은 외세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호국정신으로 국토를 수호한 호국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국가유공자 숙원사업이었던 통합보훈회관 신축을 완료하고 지난 6월 1일 개관식을 개최했다. 보훈단체에 따르면 현재 포항지역에는 10개 보훈단체에 국가유공자 2만여 명, 보훈 가족 4만5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6·25참전자유공자회 포항시지회 등 10개 단체에 사업·운영 및 행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8년간 동결된 보훈단체 운영비는 실정에 맞게 점차 현실화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4일과 25일에는 ‘포항의 호국정신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포항 형산강 권역 호국역사문화제’를 개최했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호국의 영웅들을 예우하고, 보훈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가차원의 지원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칠곡 다부동 일대에 호국메모리얼 공간을 조성하여 호국과 안보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주목해야 할 점은 포항시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호국 聖地’를 이어가는가이다.

많은 지자체에서는 역사와 영웅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호국 성지를 안보교육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호국 성지들은 귀중한 역사적인 경험과 국가적인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에게는 가치있는 교육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

포항 지역의 보훈시설을 호국 성지를 청소년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더욱 가깝고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 현대 청소년들은 디지털 기기와 멀티미디어에 친숙하며 이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습득한다. 따라서, 호국 성지에 관련된 모바일 앱, 가상 현실(VR), 홀로그램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이 즐겁게 호국 성지를 탐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국가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포항지역의 현충시설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 호국성지로 자리매김하여 청소년들에게 안보의 중요성을 전해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김희동 부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