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빼먹은’ 부실 아파트, 대구·경북지역은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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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빼먹은’ 부실 아파트, 대구·경북지역은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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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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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가 2년여 만에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엔 임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로 떠들썩했던 지난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다.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무려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있었고, 이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전국의 아파트 입주민들을 일시에 붕괴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이번 사태를 허술히 넘겨서는 안 된다.

적발된 아파트 단지 명단에 TK지역은 일단 빠져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 293개 민간아파트 전수를 조사한다는데, 긴장을 늦출 상황이 아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자세로 따져보고 살피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LH 출신의 퇴직자들이 장악한 설계·감리 이권 카르텔 체계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아파트 건설안전 문제를 이렇게 협잡으로 다뤘다는 사실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세상에 드러난 일명 ‘순살 아파트’ 쇼크의 일파만파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당정은 입주자에게는 만족할 만한 손해배상을 하고, 입주예정자에게는 계약해지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 지적이 나오자마자 LH는 허둥지둥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했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LH는 완전히 해체하고 정직한 국책조직으로 새롭게 설계되는 게 맞다는 게 진정한 민심이다.

‘무량판 구조’란 별도의 보 없이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만으로 슬래브(지하주차장 지붕) 무게를 버티도록 하는 구조다. 하중을 견디게 하려면 전단보강근이라는 철근을 필수적으로 추가해야 하는데,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이 철근을 빼먹은 인천 검단 아파트와 똑같은 사례가 우르르 쏟아진 것이다.

시멘트 건물의 골조에 철근을 제대로 넣지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부조리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은, 철저한 후진국형 소동이다. 저질러진 비리·부정을 발본색원하는 일은 물론 당장 부실한 건축물에 입주한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완벽한 방안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여야는 부실공사의 진상을 밝히고 원인을 찾아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무조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회 다수당 민주당은 겸허한 마음으로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적극적인 입법활동에 앞장서야 한다, 아파트 공사에서 ‘철근을 빼먹는’ 도둑질은 국민의 ‘생명을 빼먹는’ 흉악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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