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 명이 증발한 사연은?
  • 모용복국장
인구 5만 명이 증발한 사연은?
  • 모용복국장
  • 승인 2023.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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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 서쪽에 위치한 오창읍
인구 5만 명 증발현상 일어나
인접한 내수읍은 5만 명 늘어
 
공무원 통계관리 실수 밝혀져
인구 한명 아쉬운 지자체로선
깜놀할 대형사고 아닐수 없어
통계관리의 중요성 새삼 절감

미호천(美湖川)은 충북 음성군 마이산에서 발원하여 진천군 이월면·덕산면·초평면을 거쳐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에서 금강으로 흘러드는 국가하천이다. 상류의 진천과 음성 서부지역에 진천평야(진천분지)를, 중·하류에는 조치원을 중심으로 부강·청주·증평 일대에 걸친 광대한 미호평야를 형성한다.

문백면 평산리 평사마을에서 은탄리 소두머니에 이르는 미호천 유역은 그 이름처럼 평사십리(平沙十里)라 할 만큼 장관을 이루는 금모래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굽이굽이 흐른다. 또 양쪽 기슭에 깎아 세운 듯한 절경이 이어지는 평사절경(平沙絶景)이 펼쳐져 있다.

뿐만 아니라 금강으로 가는 지류 중 가장 큰 유역면적을 가지고 있어 대청댐 하류의 유량확보 및 수질관리에 큰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예부터 충북 최대 곡창지대로 유명하며, 최근 들어서는 첨단과학벨트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오창읍이, 동쪽으로는 내수읍이 자리하고 있다. 둘 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속해 있지만 읍의 규모와 환경은 사뭇 다르다. 내수읍은 북서쪽으로 미호평야에 연속되는 충북의 곡창지대에 접해 벼농사가 발달했으며, 남서쪽으로는 청주시에 인접해 근교농업이 성행했다. 중부고속도를 비롯해 철도, 국도, 지방도 등 교통이 편리해 읍내에 농공단지가 들어서 있다. 또 청주국제공항과 초정약수 등 대규모 관광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농업을 위주로 하는 읍지역인 까닭에 인구는 지난달 기준 1만8000여명 정도다.

반면 오창읍은 첨단과학도시로 꼽힌다. 2005년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 3만 명을 넘겨 2007년 읍으로 승격됐으며, 2015년부터 제2오창과학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구 5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들어서는 인구 7만 명을 넘겨 4급 읍장을 두는 이른바 대읍(大邑)이 됐다. 이로 인해 책임읍면동제로 여권 발급 등 기존 구청 사무도 위임받았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산업 분야 기업들이 속속 입주해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과학도시로 발전을 거듭하는 오창읍이 최근 한꺼번에 인구 5만 명이 엑소더스(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을 뜻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 사람이 아쉬운 지방 도시에서 인구 5만 명이, 그것도 한 달 새 증발했으니 ‘깜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비약적인 인구 증가로 타 지역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터라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청주시가 홈페지에 공지한 통계정보를 보면 지난 7월 오창읍 인구는 2만917명으로, 전달 7만1558명에 비해 무려 5만641명이 감소했다. 한 달 새 5만 여명 주민들이 한꺼번에 전출을 한 셈이다. 8월 들어서는 전달보다 1627명이 더 줄어들었다. 반대로 미호천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내수읍 인구는 5만 명이 늘어 6만9811명으로 급증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아무리 인구가 늘기로서니 읍지역이 한 달 새 3배 이상 증가한다는 건 비현실적인 일이다.

최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는 담당부서 공무원의 실수로 밝혀졌다. 내수읍과 오창읍을 헷갈려 세대수와 인구수를 뒤죽박죽으로 짜깁기해 자료를 만들다 보니 실제와 다른 통계수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통계는 어떤 현상을 종합적으로 한 눈에 알아보기 위해 수치로 나타내는 것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그만큼 정확성과 신뢰성을 생명으로 한다. 더욱이 오늘날 지방소멸 시대를 맞은 지자체마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규모 인구 이탈사태를 빚게 한 통계조작 실수는 대형사고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감사원의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감사발표를 보면서 통계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한다. 오창읍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인접한 내수읍으로 흡수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고 해야할까?

모용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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