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 출간
  • 손경호기자
『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 출간
  • 손경호기자
  • 승인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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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만보쯤에서 깨달은 어느 순례자의 기록
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 표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새로운 곳에 나를 던진다. 일종의 도박을 걸어보자는 거다.”

덜컥 걸어본 길에서 알게 된 것들에 대하여 나도 몰랐던 나, 영영 알지 못할 세상, 그립기까지 한 일상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에 대한 책이 출간됐다.

『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보 지음 │ 미다스북스 출판)는 단순한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도 아니고 여행가이드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는 산티아고 여정에 대한 정보는 거의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한 청년이 필사적으로 알고 싶었던 자신과 세상의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치열하게 가설을 세우고 폐기하고, 다시 새로운 생각을 들여다본 과정이 빽빽하다. 담대하고 낭만적이면서 동시에 찌질하고 피곤한, 우리 인생살이와 같은 글이 그립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주체적인 삶, 주인이 되는 삶,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삶…. 인생을 사는 그럴듯한 방법은 많고 많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다운 삶을 찾으려 하지만 쉬울 리 없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무기력함에 빠지고 만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떠나야 한다.” 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떠난 저자는 “내가 지금 딱 그랬다. 내 인생 재부팅이 절실했다. 망가진 인생을 피해 도망칠 곳이 필요했다.”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에서의 하차, 출간의 무기한 연기, 연인과의 이별, 무너지는 건강.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찬 시작이 아니라 권태와 좌절로 시작한 이 산티아고 순례길이 어떨지는 저자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꽤 후련하게 책의 끝을 맺는다. 인생은 여하튼 걸어보는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걷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음을, 걷기로 했으니 아무튼 오늘도 한 발자국 내딛어야 함을 배웠다고 말한다. 사실은 떠나기 전에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길도, 인생도 걸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기에 우리는 하루하루 차곡차곡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도 절망도 상상도 예측도 해보면서, 찌질하고 바보같게 느껴질 만큼 성실하게 말이다. 이 책은 그런 길을 걸었고, 그런 인생을 다짐하는 저자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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