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자
한 남자
퇴근 무렵 꽃게탕을 끓였다
냄비 속
서해의 일몰처럼 붉어진다
온화한
저녁 불빛이 식탐으로 가득하다
우려낸 뼛물 육질들
보시로 다 내어주고 쓴 하루
시린 속까지 시원하게 풀어준다
잠시 후
식탁 위 벗어 놓은 무거운 갑옷 보며
바다 밑의 치열했던 삶 꿈꾸어 본다
순간
집게발 하나
덥석 세상을 베어 문다
2005년 《문학공간》 詩 등단
경남은행주부백일장 장원
처용문화제 詩 장원
시집 『꽃게탕을 끓이며』 출간
20여 년에 걸쳐 국어 교사와 글짓기 강사로 활동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