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나’를 버리고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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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나’를 버리고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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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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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시, YG 떠난 첫 음반 프로듀싱 시도
“4집은 위태로움 속 고군분투한 음반”

 
 “제대로 놀려고 전투를 했죠.”
 가수 렉시(본명 황효숙·)는 어조가 강하고 화법에 생략이 많다. 그만큼 무대에서 에너지를 폭발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4집 `더 렉시(THE LEXY)’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양현석 이사가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를 떠난데다 처음 프로듀싱을 한 음반이기에 그 부담과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YG를 떠난 렉시가 과연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업계와 팬들의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4집은 위태로움의 극을 달린 음반”이라며 “양현석 이사님이 좋아할 곡을 들고 나오고 싶었다”는 솔직한 속내를 밝힌다.
 음반 제작과 마케팅에 있어 든든한 울타리였던 양 이사를 떠난데다, 동시에 YG 시절 음악 파트너였던 프로듀서 페리까지 없으니 한동안 공황 상태였다. 6개월 간 녹음실에서 꼬박 밤을 새기 일쑤, 때론 술 기운에 작업했다. 커져가는 외로움에 `든든한 남자 친구가 있었으면…’이란 생각마저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제작자 양현석)도, 형제(음반 작업에 참여해준 빅뱅 등)도 없었죠. 프로듀서의 역량을 키우는 건 전투를 위해 무기를 쌓는 과정이었어요. 전투가 없으면 때론 자기 연민에 빠지죠. 전투에서 이길 때마다 찾아오는 카타르시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니 자꾸 (음악 작업에)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질문없이 렉시가 줄줄 풀어낸 말은 푸념이고 독백이었다. 선글라스를 벗자 렉시의 눈가에 눈물이 어른거린다.
 마음을 가다듬고 먼저 한 일은 `렉시의 상품 가치는 뭘까’라는 고민. 냉혹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살피고 초심을 다지기로 했다. 예쁘고 노래 잘하는 가수는 차고 넘치게 많다고 판단했다. 3집까지 활동한 결과 본인에겐 무대에 올라 `나’를 버리고 터뜨리는 에너지, 즉 무대 장악력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결론내렸다.
 세장의 음반을 분석해 무대에서 몸에 딱 맞았던 음악 스타일을 찾아봤다. 1집은랩의 비중이 다소 적었고, 2집은 보컬이 주를 이뤘고, 3집은 랩으로 채웠다. `하늘 위로’가 수록된 3집의 연장선에 있어야 렉시의 색깔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30대 이상의 호응을 얻긴 힘들다는 점에서 때론 여자의 한(恨) 서린 모습으로도 어필하고자 발라드를 넣는 등 장르의 비중을 꼼꼼히 계산했다.
 장르별로 업계 선수를 손수 물색했고 작사와 작곡에도 다수 손을 댔다.
 직접 작사한 타이틀곡 `마 피플(Ma People)’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클럽 힙합곡. 반복되는 빠른 비트와 도발성을 강조한 렉시의 음색이 조화를 이뤄 세련됐지만 다소 어렵게 들린다는 평이다.
 리믹스 버전으로도 실은 자작곡 `돈트 라이(Don’t Lie)`는 힙합의 강한 비트에 감성적인 발라드를 시도한 것. V.O.S의 최현준이 피처링한 ’렛 미 댄스(Let Me Dance) 2` 역시 자작곡으로 1집 히트곡 ’렛 미 댄스` 때와 달리 보컬이 아닌 랩을 담당했다. 하우스 음악 전문 그룹 하우스룰즈는 ’투나잇(Tonigjt)`에 참여했다.
 눈에 띄는 트랙은 일본 인기 힙합그룹 솔드아웃(SOUL’d OUT)의 신노스케가 선물한 곡 `셀피시 러브(Selfish Love)’. 신노스케가 작곡ㆍ편곡ㆍ인스트루멘털 사운드까지 직접 담당해 J-POP 스타일로 태어났다. `두사람’ `난 여자라’ 등 발라드 넘버도 수록했다.
 렉시는 “무대에서 비주얼의 비중이 큰 가수 중 자신의 음반 프로듀싱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자부심이 크다”면서도 “프로듀싱으로 끝나려고 음반을 만든 건 아니지 않냐”고 한껏 욕심을 드러낸다.
 “제가 멋있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올 때 `역시 렉시야’ 이 한마디만 들으면 끝이에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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