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구역에서
대장놀이 한창이다
말끔히 정리된 역사의 현장
멈춤의 신호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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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여기저기 매화 소식이 들려옴에도 이를 무색하게 하는 눈 폭풍과 장마처럼 이어지는 비가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저 얄밉다.
박스에 바구니에 수레까지 늘 정리되지 않고 엉킨, 복잡한 곳이었는데 휑하게 남은 의자 2개, 박스 부스러기는 물론 종이 한 장 없이 청소된 듯 깨끗한 다리 아래 풍경이 낯설다.
언젠가는 빨간 신호등이 더 이상 짐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히더니 이번엔 살짝 싸늘하기까지 하다. 분위기 탓이겠지. 말뚝은 원래 저렇게 많이 있었던가.
겨울 같은 봄날, 눈 폭풍 이야기를 들으니 저곳을 지키시던 일면부지 어르신의 안부가 궁금하다.
디카시. 글: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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