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정치’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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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정치’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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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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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지역 전세사기 첫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공개된 고인의 “살려 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었다”는 비통한 유서가 가슴을 에게 한다.

전세사기 피해는 국가의 주택임대차 중개제도를 신뢰하고 거래했다가 입은 치명적 손실이라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정치’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수만 명 피해자에다가 벌써 여덟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여야 정치권은 더 이상 책무를 방기하지 말라.

지난 1일 세상을 등진 대구의 희생자는 38살 여성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남편과 어린 아들 등 세 식구가 살던 셋집의 임차보증금 채권 순위가 근저당 설정권자보다 후순위인데다가, 소액임차보증금 최우선 변제 대상도 되지 못해 8400만원의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다. 피해자 인정 통보는 그가 숨진 날 오후에야 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법)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처지의 딱한 피해자가 적지 않다.

피해자 인정 보증금 규모가 3억 원 이하로 정해져 신축빌라나 아파트 임차 피해자 등은 제외된다. 경찰 조사결과 의도적 보증금 편취 목적이 아닌 경우도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소득 7000만 원 이상인 경우 금융지원에서 배제하는 등의 제약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발을 구르는 피해 사례는 지금도 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집합건물 기준)는 1만791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1339건)보다 58% 증가했다.

2022년 1~4월(2649건)에 견주면 6.7배나 많다. 전세사기 피해 폭증 원인은 문재인 정부 때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정책, 부동산 등기 시스템 미비가 결정적이다. 민주당이 지금 와서 여당의 부작용 우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피해 구제책을 끌고 가는 것은 또 한 번의 뻔뻔한 독주다.

정부·여당의 개정안 반대이유를 경청하고 철저히 보완하는 게 맞다. 사(私)계약 피해를 국가가 무리하게 부담할 경우 ‘나쁜 선례’가 되고, ‘선구제 후구상’도 실제론 일괄적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 또한 해법 제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일에 여야가 합심하지 못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고 금배지를 달고 세비 받으며 부산 떨고 다니나. 정치의 존재 이유를 하루빨리 되찾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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