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명답은 있다
  • 경북도민일보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명답은 있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4.0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무엇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이다. 이에 대한 해답도 각기 다르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인간생태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칼 필레머는 이 해답을 찾기 위해 30여 년간 연구하고 고뇌하여 마침내 해답을 내놓았다. 그가 해답을 찾은 곳은 다름 아닌 70대 이상 사회 각계각층 노인 1,000여 명의 인생 경험담이었다. 칼 필레머는 그들은 현자이며 지혜의 원천으로 생각했다. 수년간에 걸쳐 1,000여 명의 참된 현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나온 삶의 통찰깊은 조언을 구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을 먼저 살았고,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먼저 경험했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문제를 똑같이 겪으며 그것을 극복한 사람들이었기에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가 없는 삶인지, 어떨 때 가장 행복했는지 적확하게 훤히 꿰뚫고 있었다.

1,000여 명의 현자들이 인생에 대해 던진 답은 우리가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경이로운 진리가 아니었다.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고, 몸을 아끼고, 삶에 정직하며, 더 많이 여행하고, 믿음을 가지고 근심 걱정하지 말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바로 시작하라는 등의 말이었다. 역시 최고의 진리는 단순하고 평범한 것에 있는가 보다. 현자들의 말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될 수 없을지라도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명답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의 문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지속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한, 현자들의 조언을 종합하여 공통점을 추출해보면 “그때 그 일을 해야 했는데 미루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용서를 미루고, 사랑을 미루고, 가고 싶은 곳을 미루고, 해야 할 일을 미루다가 영영 하지 못하고 삶의 깊은 회한으로 남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룬다는 것”, 어쩌면 이것은 죽음 앞에 설 때 삶의 완성과 미완성, 청산과 미청산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일 수 있다. 우리는 미루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이것이야말로 한정된 시간을 무가치하게 소모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오늘 못하면 내일부터 하면 되고, 올해는 때가 늦었으니 내년부터 시작하지 뭐. 시간이 좀먹나!”라고…. 이 말은 명백하게 들린 말이고 잘못된 생각이다. 일생 전체에 걸쳐 맞이하는 모든 날은 단 한 번뿐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지 않은 일은 영원히 못 한 것이 되고 만다.

삶을 무기력하게 흘려보내는 많은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살다 보면 돈이 많아지겠지, 기다리면 집이 생길 테지, 시간이 지나면 관계가 좋아지겠지, 살다 보면 삶의 의지가 솟아나겠지, 살다 보면 건강해지겠지, 어찌어찌 가다 보면 언젠가는 모든 게 좋아질 테지.” 그런데 정말 이렇게 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세상 모든 만물의 원인과 현상 사이에는 필연적이고 불변적인 원리와 법칙이 존재한다. 만물이 그러하듯 사람 또한 그대로 있으면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빨리 쇠퇴하고 빈곤해진다.

산다고 그저 나아지고 좋아지지 않는다. 내일로 미루는 동안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그러므로 아무 때이든 해야 할 일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때는 바로 그때이다. 내일로 다시 내일로 미루는 습관들이 고착되고 마침내 자기화되어 버리면 무기력하고 무의미하게 세월에 끌려가다 회한만 가득 안고 삶은 끝나버린다.

어느 후배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아버지와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술과 도박에 빠져 살았고, 어머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 공사장에서 일하시다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그는 오랫동안 아버지를 보지 못했는데 십여 년 전쯤에 초췌한 모습의 노인이 자기를 찾아왔더란다. 그는 아버지란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만 매몰차게 외면해버렸다.

이후로 아버지는 여러 번 찾아왔고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그는 조금씩 마음속 응어리가 풀렸다. 때론 아버지 가슴에 안겨 펑펑 울고 싶기도 했단다. 그렇지만 그는 그 마음을 숨기고 매번 냉랭하게 아버지를 돌려보냈다. 비가 몹시 내리던 날 흠뻑 젖은 몸을 떨며 찾아온 아버지를 돌려보내고 그는 집에 들어가서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번에 찾아오시면 아버지를 그만 용서해드리겠노라 다짐했다.

한 달쯤 지났을까. 경찰에서 연락이 왔더란다. 아버지가 원룸에서 돌아가신 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장례를 치른후 한동안 그를 보지 못하다가 얼마전 지인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는 소줏잔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말했다. “그때 아버지를 용서해 드릴걸…. 따뜻한 밥이라도 한번 사드릴걸…. 다음번 다음번으로 미루다가 영영 못 하게 됐어. 이젠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돼”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미룬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에게 후회가 생기고 한으로 남는다. 사랑도, 용서도, 해야 할 일도 미루지 마라. 마땅히 해야 될 일을 질질 끌며 늘이지도 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영영 할 수 없다. 이것은 인생의 명답 중에 하나이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편집인 : 모용복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