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상에 난대 없이 날아온 오물풍선 투척으로 상당한 긴장의 시간이 펼쳐졌다.
북한은 풍선을 이용하여 오물을 달아 남한으로 보냈다. 기폭장치와 타이머를 부착한 오물 풍선은 국내 곳곳에서 터지거나 낙하하여 이로 인한 피해가 보도되었다. 차량 위로 떨어져 유리창이 깨지고 차가 찌그러지는 것은 물론 오물을 담은 주머니가 터져 쓰레기로 난장이 된 모습을 일반시민들이 목격했다.
국민들은 어디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오물 풍선으로 극도의 긴장과 두려움을 겪었다. 내용물이 쓰레기라고 하지만 안에 무엇을 넣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혹여 유해 세균을 포함한다거나 방사능물질을 포함한다거나 하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다. 기본적으로 미확인 물체가 국경을 넘어왔다는 긴급문자로 얼마나 놀랐는가. 자세한 내용이 언급된 것도 아니고 저녁시간에 대남전단 추정 대상물체가 서울인근 상공에서 식별되어 군 조치 중이라며 안전안내 문자가 울렸다. 특정한 목표지점도 없이 비행하다가 떨어지는 것으로 국민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특히 공포를 느끼는 것은 북한이 이렇게 쉽게 우리에게 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달 28일 1차 오물 풍선이 목격되었고 지난 1일 더 많은 오물 풍선이 넘어올 때까지 우리 정부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 일반인처럼 뭔가 넘어왔다며 멈칫거렸고 2차로 더 많은 오물 풍선이 넘어오자 비로소 국가안보회의(NSC)상임위를 열었다.
교전 중인 국가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국경을 넘어서는 비행물체를 확인하지 않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를 들어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단순 쓰레기로 판명이 되어 다행이라는 말은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사람들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양한 무기들이 소형화되고 파괴력이 막강해 졌다.
또한 화학물질, 생물물질 등 여러 방법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을 텐데 오물 풍선의 내용물을 검사하고 단순 쓰레기라고 어떤 조치를 내렸을까. 1차, 2차의 오물풍선은 대략 1000개로 추정되는데 이렇게 많은 오물풍선이 아무런 제재 없이 국경을 통과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며 오물 풍선을 날리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북확성기 방송을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북한으로 부터 국방성 부상명의 담화로 오물 풍선 살포 중단의 답변을 들었다. 탄도미사일을 쏘던 오물풍선을 날리던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국경이, 우리나라가 이런 식의 도발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극적 대응이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적군에게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허용이다. 다음은 지금보다는 더 수위가 높아질 것이다.
한반도에 휴전선이 생긴 이래 우리는 무수한 북한의 도발을 겪어왔다. 그때마다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며 다시 한 번 이럴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 최대의 조치였다. 우리나라의 대처 이대로 괜찮은가. 다음에 또 어떤 도발이 있을지 기대해 보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번 오물 풍선의 도발은 사전 언급이 있었다. 지난달 북한의 국방성 부상담화에서 전단 살포를 예고했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전혀 대비가 안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고까지 했지만 아무런 대응체계를 펼치지 못하여 1000개나 되는 오물 풍선이 국토를 더럽히게 하였다. 더럽다, 저열하다, 수준이하다 라고 말하기 전에 전혀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정부 및 군 당국에 경고를 보낸다.
이번엔 쓰레기였지만 다음엔 폭탄이나 화생방물질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무동력 풍선도 아니고 타이머와 동력을 부착한 풍선이라면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고 오염물질이 무기는 아니나 우리 국토와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 않은가. 어디로 봐도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최선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빈틈이 적군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작동하여 다음 작전을 만들게 한다. 이제 북한의 도발은 우리 정부나 군대에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향하여 진행되고 있다. 자칫 머뭇대다가는 바로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니 예외상황이 없는 군사분계선의 경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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