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탄력성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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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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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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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공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다시 튀어 오른다. 고무공이 가진 탄성 때문이다. 탄성이란 외부 힘으로 변형된 물체가 힘이 제거되었을 때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성질을 말한다. 탄성을 가진 물체는 유연하고 탄성이 적을수록 딱딱하다. 그래서 탄성이 없는 물체는 부딪히거나 떨어지면 상대가 되는 이쪽과 저쪽 모두 파괴된다. 그것도 아니라면 강도가 약한 쪽이 손상된다.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이 사람도 시련에 대한 탄성이 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실패와 좌절로 추락했다가 다시 고무공처럼 튀어 올라 극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유리잔처럼 깨어져 회복 불능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회복 탄력성’이란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 유래된 용어로 역경에 주저앉지 않고 바닥을 딛고 다시 솟아오르는 마음의 근력 정도를 의미한다.

삶은 누구에게나 원치 않은 고통이나 위기를 안겨준다. 이별이나 죽음, 피할 수 없었던 사고 등 운명적인 아픔도 있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갈등, 가정불화, 경제적 손실, 건강 악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등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역경과 고난을 맞닥뜨려도 쉽게 적응하며 회복하는 반면에, 어떤 이는 좌절과 비탄에 매몰되어 헤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회복 탄력성은 단순히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잘 견디고 어떠한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적 강인함만을 의미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삶의 역경이나 실패에 직면했을 때 좌절과 실의를 딛고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능력과 태도’를 의미하는 이 개념은 사고가 유연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문제해결 능력이 더 뛰어나고 회복도 빠르다고 한다.

강한 쇠가 부러지듯 사고가 경직되고 자기감정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위기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내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대게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자신의 역량과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인정하지 않는다. 악으로 깡으로 끝까지 버티고 무작정 견디다가 결국 부러지고 만다.

직장에서 흔히 이런 모습을 발견한다. 강인한 의지와 지적능력, 열정으로 무장한 뛰어난 인재들이 위기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내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무리하여 탈진하거나, 기대를 모았던 중요 프로젝트 실패로 인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자괴감에 빠진다거나, 또는 새로운 부서로 인사이동 되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상사와의 갈등을 겪다가 회사를 떠나버린다. 어떤 사람은 업무가 과중해지면 자주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다가 직장동료들과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무기력증에 빠지는 경우다. 사람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다고 느끼면 매사 의욕을 잃는다. 회사에 처음 입사한 신입사원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엄격한 조직체계에서 상사의 통제를 받으며 시키는 일만 하다 보면 활활 타오르던 의욕은 차갑게 식어버리고 열정도 잃은 채 칸막이 책상에 앉아 서서히 시들어간다. 직장인 대부분의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회복에 대한 탄력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화가 치밀어도 자기감정을 잘 다스리는데 어떤 사람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데 어떤 사람은 상처와 함께 무너진다. 어떤 이는 극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유지하며 극복하는데 어떤 이는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다. 어떤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반기고 웃어주는데 어떤 사람은 대하는 사람마다 싫어하며 찡그린다. 어떤 사람은 고통이 닥칠 때 현실을 받아들이고 합리적인 방식을 취하며 이겨내는데 어떤 사람은 무작정 회피하려 하다가 끝내 파멸한다.

후자는 새로운 상황이나 시련에 대한 회복 탄력성이 낮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고난이나 실패와 직면할 때의 관점과 태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해소, 위기 때의 침착하고 냉철한 대응, 고난 속에서도 놓지 않는 희망에 대한 기다림 등은 결국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면을 향상하는 것이 곧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일이다.

코너 데이비슨은 회복 탄력성 척도로 “자기 조절력, 대인관계력, 긍정성” 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풀어보면 첫째, 자기 조절력은 <감정조절과 충동 통제, 원인분석 능력>을 말한다. 두 번째로 대인관계력은 <소통능력, 공감 능력, 자아 확장력>을 의미하며, 세 번째의 긍정성은 <낙관성과 감사하기>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조절력을 높이는 것이다. 감정조절과 충동 통제, 어떤 문제에 대한 원인분석력은 삶에서 가장 요긴하기 때문이다.

자기 조절력을 높이려면 평소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명상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왜곡 없는 순수한 마음 상태로 돌아가거나 깊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수도자처럼 영적인 수준의 고난도 명상이 아니어도 된다. 그저 편안한 상태에서 마음을 자연스럽게 내면으로 몰입시키면 된다. 그럴 때 내면의 자아가 확립된다. 명상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며, 자신을 깊이 통찰하게 되어 자기 수양이 된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난과 시련, 아픔이 닥치지만 언젠가는 지나간다. 죽음보다 더 깊은 아픔과 절망도 몇 달만 지나면 희미해진다. 하지만, 후유증이나 트라우마 속에 너무 오래 빠져 있으면 짧은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그래서 회복 탄력성을 함양해야 한다. 이것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겐 절실한 일일 수도 있다. 회복 탄력성을 키우면 여러 가지 난관에 의연히 대처하고 빨리 극복한다. 또한 일상에서도 다툼이 없는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훨씬 더 풍성한 삶을 살게 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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