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귀신고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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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귀신고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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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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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고래
김일광 저·장호 그림 l 내인생의책 l 8500원
 
 
실존 포경선`용운호’선장 김준기 옹
고래사냥 시절 탐욕에 반성 담아내
 
 
 해안에 불쑥불쑥 나타나 귀신처럼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데서 이름을 따온 귀신 고래는 남획으로 인해 1977년 이후 더 이상 동해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 때문에 학계에 통용되던 `한국계 귀신 고래’라는 말도 최근 `아시안 귀신 고래’로 바뀌었다.
 동화 `귀신 고래’는 1970년대 중반까지 실존했던 포경선 `용운호’ 선장 김준기 옹의 구술을 토대한다.
 젊은 시절 고래잡이 배를 탔던 할아버지가 손자인 연오에게 고래 사냥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개발 논리에 휩싸여 탐욕을 부렸던 시절에 대한 반성을 담았다.
 더이상 항해하지 않는 포경선 `용운호’가 폐선 조치 공문을 받은 어느 날,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는 귀신고래를 기다리며 소년 시절을 떠올린다.
 때는 목선 포경선 `용운호’가 이미 전자파로 고래를 잡는 철선들에 밀리던 시절. 소년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귀신고래를 만나지만 작살을 꽂아넣은 아비 고래 뒤에서 어미 고래가 쌍둥이 아기고래 두 마리를 안고 있는 걸 발견한다.
 결국 소년은 바다에 뛰어들어 어미 고래에 박힌 작살 밧줄을 끊고, 아기고래들을 멀리 바다로 돌려보낸다.
 누구보다 고래를 사랑했던 소년이 포경선 선장이 된 까닭과 잔인한 고래 사냥의 순간이 그대로 담겨 있다.
 책은 선장 할아버지의 입을 빌려 무분별한 사냥으로 귀신고래를 몰아낸 어리석은 우리의 과거를 반성한다.
 `용운호’가 결국 폐선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단한 몸을 뭍에 누이던 날, 할아버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한다. “이제 귀신고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고래를 수없이 잡았던 내가 아니라 바로 너거들이다. 니처럼 고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날, 귀신고래는 당당하게 동해로 돌아올 끼다”고. 그리고 손자인 연오의 세대만은 동해 앞바다를 헤엄치는 귀신고래의 정겨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희망하며 끝맺는다. 아이들에게 생명을 아끼는 마음과 자연애를 선사하고 싶은 부모에게 권한다. 매끄러운 문체와 따뜻한 질감의 삽화도 인상적이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짚신삼는 할아버지의 옹이박힌 손에 세월 묻어나…
 
백남원의 그림동화`짚’출간
 

백남원 글·그림 l 사계절 l 9500원

 
 
 굵은 마디가 불거진 검은 손이 짚을 만지고 있다. 거칠고 단단한 손이다. 짚 가닥을 비비고 꼬는 손은 투박하지만 빈틈이 없다.
 손의 주인은 짚 여러가닥을 비비고 꼬아 새끼줄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른 풀이 보이지? 이것은 짚이야. 짚 중에서도 볏짚이지… 짚은 귀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어. 농촌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으니까. 생김새가 특별한 것도 아니야…지금 사람들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할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짚은 소중한 것이었단다”
 이야기가 무르익으면서 짚은 점점 형체를 띠어가고, 손의 주인은 발까지 동원해 어느새 야무진 짚신 한켤레를 만들어낸다.
 손의 주인은 “어디, 잘 맞는지 볼까?” 하고 웃음지으며 얼굴을 드러낸다.
 새마을 모자를 쓰고, 검버섯이 얼굴 군데군데 나 있는 노인. 그는 분명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신이 나서 짚신을 신어보는 갈래머리 소녀는 시골 할아버지댁에 놀러온 손녀일까.
 사계절출판사의 우리문화그림책시리즈 제13편 `짚’은 작가 백남원 씨가 짚신을 삼는 할아버지의 손을 주인공처럼 그려낸 정갈한 그림책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녀를 앉혀놓고 조곤조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옹이박힌 그의 손을 보노라면 문득 콧날이 시큰댄다.  
 
>>신간
 
 ▲NO! 라고 말하라 = 이레네 베커 지음. 손주희옮김. 여성들에게 대인관계에서 무조건 친절하게만 하다가 손해보지 말고 자신의 주장을 현명하게 밝히라고 주문하는 자기계발서.
 책은 여성이 갈등상황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너무 빨리 포기하고 늘 중도의 입장에 서려는 태도를 고수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휘즈미디어. 272쪽. 1만2천원.
 ▲건축가가 찾아간 중국정원 = 최부득 지음. 중국에서는 주택에 딸린 `정원’과 구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정원을 `원림(園林)’이라고 부른다. 건축가인 저자는 중국의 전통 건축과 조경미가 집약된 원림 26곳을 찾아 특징을 기록했다.
 저자는 중국의 원림은 연못, 즉 물로 이뤄진 공간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수목과 화초, 건축물로 구성될 정도로 물의 비중이 크며, 인위적으로 배치한 바위와동굴도 자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술문화. 244쪽. 2만2천원.
 ▲마음을 열고 평화롭게 = 서양인 최초로 비구니계를 받은 미국출신 스님 페마 쵸드론이 쓴 마음 다스리는 법.
 15년간 교사생활을 한 쵸드론은 21세에 결혼해 남매를 뒀으나 이혼하고 재혼을 한 후 불교를 접하게 되고 티베트 스님 쵸감 트룽파의 제자가 돼 1981년 홍콩에서 비구니계를 받았다.
 미지의코드. 112쪽. 8천500원.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 = 김병훈 지음. 자전거잡지 월간 `자전거생활’의 발행인이자 자전거 마니아인 저자가 서울근교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길 52곳을 엄선했다.
 코스마다 지도와 함께 찾아가는 길을 설명했다. 평지코스부터 산악코스까지 난이도별로 소개했다.
 터치아트. 360쪽. 1만5천원.
 ▲우주인 이소연, 그 끝나지 않은 도전 = 박희범 지음. 전자신문 기자인 저자가한국 첫 우주인 만들기 프로젝트를 700일간 취재한 기록.
 전자신문사. 204쪽. 1만2천원.
 ▲47가지 빛깔의 일본 = 서태구 지음. SK그룹에서 임원을 지낸 저자가 일본의 47개 지방에서 47가지 빛깔을 찾아낸 여행기.
 푸른나무. 352쪽. 1만5천원.
 
 ▲소설, TV드라마를 만나다 = 손정희 지음. `허준’, `황진이’,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TV드라마를 통해 소설의 드라마화 작업을 둘러싼 논란과가능성을 분석했다.
 그를 위해 우선 소설과 TV드라마의 매체적인 차이를 살펴보고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할 때 끊임 없이 제기되는 왜곡 논란의 원인을 짚어봤다.
 저자는 이 같은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TV드라마화 작업은 많은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한다.
 푸른사상. 304쪽. 1만6000원.
 ▲이삼인극과 다인극 = 극단 `한신’의 대표이기도 한 손정섭 씨의 희곡집.
 `달마와 류이수’, `화인’, `좋게 헤어지기’ 등 모두 실제로 무대에 올랐던 열 편의 이삼인극과 `문중록’, `인생은 흐른다’, `신평리의 개들’ 등 세 편의 다인극이수록됐다.
 사회 밑바닥에 있는 인간 군상들을 등장시켜 삶의 부조리와 그 속에서의 희망을이야기한다.
 북스토리. 456쪽. 2만원.
 ▲라디오스타 = 카트린 본가르트 지음. 조국현 옮김. 해적 방송 프리 스테이션의 멤버들을 만나면서 열정과 꿈을 발견하게 되는 평범한 열여섯 살 사춘기 소년 로코의 성장기를 담았다.
 로코는 크고 작은 일련의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지를 찾아간다.
 아일랜드. 432쪽. 1만2000원.  
 
>>아동신간
 
 ▲너는 누구니(안체 담 지음) = 하얀 털실뭉치가 양이 되고, 노란 고무호스는 뱀의 몸통이 된다. 연두색 집게는 악어 몸통이, 하얀 단추들은 귀여운 돼지들의 코가 된다.
 주변사물이 동물의 일부분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양쪽 페이지를 통해 보여주면서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기 그림책. 우유가 치즈로 바뀐 그림 등 은근히 수준높은 변신이 등장해 유치원생이 봐도 좋다. 2세이상. 보림. 92쪽. 1만2000원.
 ▲엄마 까투리(권정생 글·김세현 그림) = 고(故) 권정생이 남긴 글에 김세현이 그림을 붙인 책. 권정생이 2005년 3월 탈고한 원고로 그 사이에 권정생은 세상을 떠났다.
 산불을 피해 도망쳤던 엄마까투리는 새끼들이 걱정돼 다시 날아와 새끼들을 품은 채 재가 된다. 타 죽은 엄마품 속에서 새끼들은 솜털 하나 다치지 않고 말짱하다.
 새끼들은 저희끼리 몰려다니며 뭔가를 주워먹고는 뼈대만 남아있는 엄마 품에 들어가서 숨는 생활을 반복한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극한의 모성을 잘 보여준다.
 낮은산. 44쪽. 1만원.
 ▲도서관에 간 공주님 = 잔느 윌리스 글. 로지 리브 그림. 유경희 옮김. 하고 싶은대로 하는 `내 맘대로 꼬맹이 나라’의 공주 라라가 도서관에 갔다. 그런데 도서관을 이용하려니 “안돼” 투성이다.
 조금 뛰었더니 “도서관에서 뛰면 안돼”, 높은 책장의 책을 꺼내려고 했더니 “어마나, 내려와 그러면 안돼”하는 말이 돌아온다. 라라는 세계지도에서 꼬맹이 나라를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유아들에게 재미있게 공중도덕과 규범을 가르치는 그림책.
 주니어김영사. 32쪽. 9천800원.
 
 ▲하지마 형제(이소민 지음) = 새로 태어난 동생을 경계하던 형이 긴장을 풀고 동생을 사랑으로 감싸게 되는 과정을 그린 그림동화.
 미키는 동생이 태어나자 엄마아빠가 자기에게 늘 “하지마”하고 주의를 시키는 것이 불만이다. 동생 모모가 밉기만 한 미키는 모모를 인형뽑기 기계 안에 버리고 오는 꿈까지 꾼다.  미키는 모모가 자라면서 모모도 “하지마”라는 주의를 듣는 것을 보고 “우리는 ’하지마 형제`”라고 외치며 모모를 소중한 동생으로 받아들인다. 벨기에에서 먼저 출간됐던 책이다.
문학동네. 40쪽. 9000원. ▲입춘대길 코춘대길 = `옛이야기 보따리’의 서정오가 내놓고 있는 `철따라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봄’ 편이다. 봄에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서른가지 이야기가 실렸다. 김병하 그림.
 보리. 208쪽. 1만3천원.
 ▲침대 밑에서 소리가 나 = 장 마르크 마티스 지음. 김효림 옮김. 개구쟁이 소년이 침대 밑에 있는 괴물과 대화를 나눈다. 아이가 누워있는 침대와 괴물이 살고 있는 침대 밑을 구분해 안락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묘사한 개성있는 그림책.
 창해. 36쪽. 8천원.
 ▲공간으로 본 민주주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ㆍ아지북스 기획. 서경석 지음.
 어린이들에게 국내 민주화의 현장을 보여주는 색다른 아동서다.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항쟁 등의 장소였던 광장들과 교회와 성당, 절, 일터, 신문사와 방송국 등을 보여주고, 사이버공간인 인터넷에서의 민주주의도 소개한다.
 아지. 140쪽. 1만원.
 ▲12살에 시작한 진짜 공부 =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이 낸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주니어랜덤. 168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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