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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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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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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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 기준이 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다. 이는 당나라에서 처음 유래했다고 한다. 신은 외모,언은 말, 서는 글씨, 판은 판단력을 의미한다. 이중 신이 먼저이니 외양이 최고였다. 한 세태와 다를 바 없다. 이때 외양이라 함은 체형 외에 그가 입고 있는 옷까지 포함할 것은 당연하다.
 외모를 그렇게 중시한 조선시대 관리들의 복장은 어떠했을까. `사모관대’에다 아래 위가 하나로 된 겉옷인 `포’, 가슴 부분 등에 붙여 수놓은 헝겊조각인 `흉배’, 긴 장화 같은 신인 `목화’ 등의 격식을 갖춘 근엄한 모습이었다. 근무 시간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해가 뜨면 출근하고 해가 지면 퇴근했다고 한다. 더운 여름에는 온몸을 휘감은 관복으로 인해 얼마나 덥고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관리들은 평범한 다른 백성들과 구별하기 위해 관복을 입었다. 벼슬아치에겐 그게 위엄의 상징이었다.
 오늘날 공무원들의 복장은 어떤가. 정장차림이다. 왜 정장일까. 깔끔한 차림으로 하려는 대민 봉사차원일 수도 있다. 그들 사회의 권위나 폐쇄성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다른 직종보다 유별나게 공무원들이 더 획일적인 정장차림이지 않은가. 어쩌면 거기에서 조선시대 관리들의 그 무서웠던 세도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겠다. 포스코가 `하절기 복장 간소화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해 첫 실시된 공무원들에 이어 포스코도 전임직원들에 여름철 넥타이를 매지 않도록 했다. 하절기인 6월부터 8월까지는 복장을 편하게 허용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와이셔츠,니트웨어,티셔츠 등을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여름에 정장차림이면 누구라도 폐쇄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준다. 그런 점에서 특히 이번 여름에는 포스코 임직원들도 공무원들처럼 권위를 벗어던지고 민원인들에게 더 가까이 파고드는 시원한 봉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넥타이를 과감히 풀어버린 그만큼이나….  金鎬壽/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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