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에스키모
  • 경북도민일보
사막의 에스키모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09년 인류 최초로 북극점을 밟았던 미 해군 장교 로버트 피어리는 북극탐험에 에스키모를 이용했다. 그는 먼저 그린란드에서 탐험을 시작했고 자연스레 그곳에 살고 있던 에스키모와 교역의 길을 텄다. 에스키모와 적당히 면을 익히자 1887년 그린란드 출신 에스키모 6명을 뉴욕으로 데려왔다. 피어리는 이들을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 넘겨 박물관 지하실에서 살도록 했다. 에스키모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1인당 25센트의 관람료까지 받았다. 그러나 에스키모들은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명만 남고 모두 사망했다. 공식적으로 그들의 사체는 화장됐고 장례까지 치렀다. 그러나 실제 사체는 해부당했고 뼈는 막물관에 보관됐다. 술자리 남자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 중에 `베트남 스키부대 출신’이란 얘기가 있다. 열대의 나라 베트남에 스키부대가 있을 수 없으니 결국 이말은 병역을 면제받았던 사람들을 가리키는 셈이다. 그러나 `사막의 에스키모부대’라는 말은 곧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미국 국방부가 최근 알래스카 에스키모 670명에 대해 소집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주 방위군인 이들의 부임지는 열사(熱沙)의 나라,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이다. 에스키모들에게 소집명령이 내린 것은 물론 군 병력이 달려서다.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서 입대하겠다는 청년들이 급감한 탓에 에스키모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다. 사막에 에스키모까지 보내야 할 정도로 미국은 다급한 입장인 모양이다. 이들 에스키모는 먼저 석 달 동안 기후적응 훈련 등을 받을 예정이다. 그들의 집, 즉 이글루 안에 뿌리는 물이 방안의 공기를 데워주는 줄만 알던 그들이 사막에선 물이 정반대로 공기를 시원하게 한다는 걸 배워야 할 것이다. 이들이 군인의 신분을 떠나 에스키모로서 열사의 나라에서 실제 어떻게 적응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金鎬壽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