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초대 외교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 그가 북한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남북긴장과 한미갈등 등에 관해 고언(苦言)을 던졌다. “세계 경제력 10위 국가에 걸맞은 외교력이 필요한데도 우리는 저항적 민족주의나 종속이론과 같은 피동적 소극적 세계관에 영향받고 있다”는 비판이다.
윤 교수는 “감정적 민족주의가 이 시대의 키워드가 돼 버린 느낌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거의 포로, 한(恨)의 포로로 남아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윤 교수의 쓴소리가 누구를 향한 것이겠는가. 그가 집권을 도왔고, 초대 외교장관으로 재직한 노무현 정부에 보내는 충고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가장 실패를 한 나라는 미국’ `미국 의견이 국제사회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는 식으로 한·미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지렛대도 없이, 북한 편들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에 대한 감정에 사로잡혀 외교정책을 밀고 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의 길도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윤 교수 진단은 이 장관의 절제되지 않은 발언 때문에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윤 교수는 “외교는 차가운 계산으로 하는 것이다. 북한 동포를 살리고 남북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벗어나야 한다고 외치는 주장이 세계사 흐름을 제대로 읽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한숨지었다. `코드에 의한 충고’도 듣지 않으려는가.
이 장관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의원까지 못마땅해하는 기류다. 최재천 의원은 “미사일 발사로 미국이 가장 큰 실패를 했다 했는데 책임을 전가하는 말장난”이라고 비난했고, 정의용 의원도 “이 장관 발언은 미국이 한반도 안보를 위태롭게 조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한 것이다. 합리적인 의견에 귀 기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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