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파업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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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파업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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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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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 2세기께 로마사람들에게 목욕은 사교 행사였다. 그러니 목욕탕은 사교장일 수 밖에 없었다.목욕탕은  냉·온탕은 기본이고 매니큐어 바르는 곳까지 갖췄다.목욕탕이니 이런 시설은 당연한 것이랄 수도 있겠지만 정원,상점,체력단력시설까지 갖췄다. 도서관에선 책을 읽었고, 강의실에선 예술과 철학을 토론했다. 최고의 사치를 누린 셈이다.
 1960년대 우리나라에 퍼져나간 가정 목욕탕은 재미있는 구조였다. 마당 한 켠에 시멘트로 지은 목욕실 지붕은 장독대로 쓰기도 했다.이것이 집안으로 들어온 시기는 1963년 이었다.최초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서울 마포아파트가 등장하고 부터였다.욕실없는 가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샤워 부스가 더 인기라고 한다. 공간절약도 되는데다 진짜 목욕은 목욕탕에서 하며 살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동네 목욕탕은 “내부 수리중”이라며 여름 한 철엔 문을 닫는 게 연례행사였다. 그렇다고 가을에 가보면 고친 것도 없으니 `여름잠’을 잔 꼴이다. 이렇던 목욕탕이 이제는 확 달라졌다. 찜질방의 등장이 그 분기점이 아닌가 싶다.
 `내부수리중’이라며 문을 닫고 여름 한 철을 나기는 커녕 찜질방은 4계절 전천후가 돼버렸다. 시설에 따라서는 사교장이던 옛로마의 목욕탕이 생각날 지경이다. 유별난 찜통더위와 포항 건설노조의 파업으로 찬바람이 쌩쌩부는 이 여름인데도 찜질방은 호황이라고 한다.집회일엔 가까운 목욕탕은 더욱 `북새통’이라니 알만하다.
 빙과류·여름휴가용품·냉난방기업체·대형마트 같은 곳들도 이 여름이 즐겁다.올빼미족이 매출의 70% 이상을 올려주는 비디오·DVD가게 또한 마찬가지다. 대부분 업종들이 불경기에 울상이고 시설이 미비한 재래시장은 휴업상태라고 한다.그런데도 `표정 관리’ 해야 하는 업종들도 있다니 그나마 다행인가. 세상 사는 모습이란 게  다 이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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