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한 곳에 섞고 비벼라…한국 미래산업은 융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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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한 곳에 섞고 비벼라…한국 미래산업은 융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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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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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진단`위기를 기회로’<2>
 
하이브리드 개발·상용화 일자리 5만개 성장동력...한국문화 결합 블루오션 창출
가장 취약한 신재생에너지 장기적 원천기술 확보 미래 성장엔진으로 키워내야  
 
 
 
 
 
 
 
 
 
 
 
24.4→18.1→14.7. 이 숫자는 뭘 뜻하는 것일까. 바로 우리나라에서 10억원의 돈을 투자했을 때 늘어나는 일자리 숫자를 1995년부터 5년 단위로 집계한 것이다. 똑같은 돈을 들여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이런 현상은 경제정책의 목표를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바로 이 시대의 고민인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을 `고용과 성장의 동반 성장’으로 바꿔놓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첨단기술과 에너지,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미래산업은 비빔밥…`융합’에 답이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자동차 마니아 오영근씨(46세)는 10년도 훨씬 더 된 폴크스바겐의 골프 승용차를 `애마’로 두고 있다.
 첨단기술을 장착한 최신형 차를 살 형편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낡은 차를 바꿀 생각이 없다. 오씨는 “이전의 자동차들은 기계식 메커니즘에 충실해서 부속만 교체하고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오래 쓸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요새 자동차들은 기계가 아니라 가전제품 같아 정이 안든다”고 말한다.
 실제 요즘 자동차에는 터치스크린으로 움직이는 네비게이션이 장착되고 테이프나 CD가 아니라 MP3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장비의 제어 자체도 전자식 메커니즘이 크게 활용된다.
 1970년대 중화학 공업화가 추진되던 시절에는 자동차·조선·전기전자·철강 같이 육성대상 산업이 타깃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22개 분야는 한결같이 구체적인 시장을 겨냥한 `잡종’(하이브리드)들이다.
 환경, 연료, 기계기술이 결합하는 `그린카’, 조선 및 기계기술과 IT가 묶인 선박·해양시스템, 의료와 IT가 한묶음이 되는 헬스케어, 방송과 통신이 한데 얽히는 방통융합미디어 등이 대표 사례들이다.
 1990년대 한국의 핵심 먹거리였던 반도체도 점차 혼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퓨전메모리(Unified-RAM)는 기존 플래시메모리와 DRAM의 기능이 결합돼 한 개의 메모리 트랜지스터로 복합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이 차세대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시장의 5%만 차지해도 시장규모는 2015년 20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혀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융합개발을 위한 이종 결합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지난 8월 현대차와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 SK에너지, SB리모티브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업무제휴에 나섰다.
 오는 2010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소 6%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기술개발과 상용화는 에너지와 환경에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만 5만개에 이르는 성장동력이다.
 대기업과 연구기관의 최첨단 영역에만 기술융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은 80℃ 이상으로 달궈지면 발열체가 스스로 작동을 멈추도록 반도체를 이용한 발열 방식을 세계 최초로 매트에 접목, 한국의 대표적 주(住)문화인 `온돌’을 수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기술과 한국의 문화가 결합해 또 하나의 블루오션을 창출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국 기술융합의 미래를 보려면 비빔밥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비빔밥 자체가 융합기술은 아니지만 미래의 먹을 거리 신성장동력 개발에서 한국인과 한국의 문화가 타고난 장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비유로 들린다.
 
 ◇ 에너지, 가장 뒤쳐진 성장동력의 보고
 자동차나 반도체 분야의 융합기술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지만 또 하나의 핵심산업은 바로 에너지, 그 중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지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다.
 이 분야는 우리가 다른 융합기술과 달리,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전체 우리나라가 쓰는 에너지 가운데 2.4%에 불과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은 오는 2030년까지 설비투자에만 100조원이 들어가면서 11%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투자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량을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막대한 투자자금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이를 성장엔진으로 키우는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보급목표 달성과 에너지 자주 개발률 상승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95만개, 예상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34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에너지경제연구원)이 있을 정도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이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010년까지 역내 전기의 21%, 에너지 소비의 12%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이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한 그린에너지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8억 달러, 점유율은 1.4%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앞으로 갈 길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각 분야의 기술수준도 선진국의 50∼80%에 그친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이미 우리나라는 2003년 제2차 신재생 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계획에서 원래 2011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의 5%인 1333만5000 toe(석유환산톤) 가운데 5%를 신재생 에너지로 채운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체계적 정책집행의 부재로 실패했던 전력이 먼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리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응용기술, 특히 신재생 에너지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재단의 한스 요르크 불링어 총재는 최근 방한에서 “새 기술은 개발할 때는 너무 비싼 게 사실이나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봐야 하며 우리 손자들은 석유로 난방을 한다는 것 자체를 아주 바보같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며 신재생 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명득기자 kimmd@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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