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 경기부양책·제로금리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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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늪’ 경기부양책·제로금리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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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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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진단 `위기를 기회로’<5>  `오바마 시대’미국경제는  
오바마 대통령`경제살리기’최우선…스타군단 경제팀 꾸려
FRB,양적완화 공식화로 시장상대 일전 불사 의지 확고히

 
 
 미국이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든 장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한 처방전은 두가지다. 고강도의 경기부양책과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정책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과제로 삼아 차기 행정부의 경제팀을 최고의 드림팀으로 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의 수습을 위해 최일선에서 뛴 인물 가운데 한명인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재무장관으로 발탁,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토록 함으로써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했다.
 또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내고 하버드 총장을 역임한 로런스 서머스를 국가경제위원장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낸 폴 볼커를 신설조직인 국가경제회복위원회 의장에 내정했다.
 이런 스타군단으로 경제팀을 꾸려나갈 오바마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규모를 1500억달러 정도로 잡았다. 현 시점에서 이 정도의 액수로는 미국 경제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오바마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향후 2년간 6750억달러에서 최대 77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1조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7일 주례라디오 연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1950년대 이후 최대의 인프라 투자를 단행키로 하는 내용의 신 뉴딜정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골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공공건물 건립과 새로운 도로와 교량 건설, 초고속 인터넷통신망 확산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250만개의 일자리를 지켜내거나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미 7000억달러 규모의 금융구제안이 시행중이고 그외에 수천억달러의 공적자금이 요소요소에 투입되면서 미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2009회계연도에만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은 충분치가 않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한가롭게 재정적자를 걱정할 형편이 아니라는데 오바마측은 물론 의회도 공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은 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1조달러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의회가 경기부양에 더 협조적인 셈이다.
 이러한 재정부문의 경기활성화와 별도로 통화정책에서는 이미 초강력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다.
 FRB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16일 정책금리를 연 0~0.25%로 운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지경까지 낮춰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한 것이다.
 FOMC가 금리정책 수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고 계속 제로 수준에 묶어 두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는 것 뿐이다.
 FRB는 여기에 `양적 완화’를 공식화함으로써 시장을 상대로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했다.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 매입과 모기지채권 매입 등으로 이미 양적 완화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왔으나 앞으로는 장기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기존에 CP와 모기지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은 FRB가 보유한 국채와 이를 교환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직접 채권매입을 통해 금융회사들에 자금을 바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을 향해 착검을 완료, 전투 태세를 갖춘 것이다.
 양적 완화는 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지경이 됐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정책을 뜻하는 것으로, 일본이 최근까지 이런 조치를 취한 적이 있으나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미국은 그러나 두달전부터 양적 완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으며, 유동성을 쏟아내는 작업도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실행에 옮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일본과 달리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현재까지는 기존의 채권 교환방식을 통한 유동성 공급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본격적인 양적완화는 내년에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양적 완화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만으로도 시장에는 상당한 파장을 던져 지난달 16일 FOMC의 성명 발표 직후 그동안 꿈쩍하지 않던 모기지채권 금리가 대폭 하락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FOMC가 연 1.0%이던 정책금리를 0.5%로 낮추고 내년초에 제로금리 수준으로 추가 하락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FOMC의 발표는 내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0.75~1.0%포인트나 금리를 인하, 시장에 충격을 줬다.
 시장의 기대수준을 능가하는 과감한 조치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실기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움직여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모든 동원 가능한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이 필요로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서는 때를 놓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압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FRB의 행동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제로금리+양적완화’라는 칵테일 요법이 성과를 거둘 것인지 지켜보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사상 최대규모인 하루 220만배럴의 감산에 합의했음에도 불구, 18일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에 원유가격은 배럴당 30달러대로 추락한 것은, 미국의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 정책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불황의 위기에서 건져낼 것인지 여부는 2009년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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