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마음을 다하면 부족할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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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마음을 다하면 부족할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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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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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통제례 올리기  
 
우리 한민족의 고유 명절인 설날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차례를 올리고, 모든 가족이 한데 모여 화목을 다지는 날이다. 설날 아침에 지내는 차례는 가문과 집집마다 예절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 향교에서 권장하는 표준 차례상 차리기 등 전통제례에 대해 알아보자.
 
 
 # 차례준비와 의복
 재계(齋戒)는 하루 전부터 집안 안팎을 청소하고 목욕재계해 차례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제상과 제구의 설치는 차례를 드릴 장소를 정하고, 미리 여러 제구를 깨끗이 닦아 준비한다.
 차례를 지내는 장소로는 마루나 거실이 적당하고 복장은 한복이나 정장 차람이 좋다. 특히 설 차례는 색동저고리 등 화려한 옷차림도 무관하다. 한복을 입고 차례를 지낼 때는 두루마기를 입는 것이 예의이다. 라 제수(祭需) 준비는 여자들을 중심으로 제수를 준비하지만 남자들도 할 수 있는 것은 같이한다. 명절날 아침 일찍 일어나 제복을 입고, 제상 앞에 남자들은 오른편(동)에 여자들은 왼편(서)에, 제주와 주부는 앞에 대체로 연장자 순대로 선다.
 차례는 기제사와 달리 축문이 없고 술은 한번만 올리는 단잔으로 하며, 술 대신 차를 올리거나 메(밥)대신 설에는 떡국을 올려도 된다. 제수음식은 가정형편에 맞게 정성을 담아 장만하는 것이 좋다.
 예문(禮文)에 `진기심자(盡其心者) 제지본(祭之本), 진기물자(盡其物者) 제지말(祭之末)’이라. 마음을 다하는 것이 제사의 근본이지 물질로만 때우려 드는 것은 잘못된 제사라고 했다.
 조상과 함께 하는 차례는 장만한 음식을 차려놓고 집안 어른들을 따라 절하고 묵념하고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 절차와 의미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차례는 너무 격식에 얽매이기보다 정성스레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차례상 차리는 법
 차례상은 북쪽을 향해 놓고 상의 제일 안쪽에는 지방을 모신다. 지방에는`현고학생부군신위’, `현비유인○○○○신위’라고 쓴다. 신위는 왼쪽이 남자, 오른쪽이 여자로 사진이 있으면 지방대신 사진을 모셔도 된다.
 고조부모이하 부모까지(물론 2~5대조/가정에 따라 다름) 순서대로 신주나 지방(신위 봉안)을 모신다.
 제상을 차리는 방법은 떡, 사과, 배, 밤, 대추 등 먼저 식어도 상관없는 제수부터 차리는데 보통 신위 앞에 첫째 줄에는 메와 갱(국)을 올리는데 정월차례에는 떡국으로 대신한다.
 시접(수저 담아두는 그릇)과 잔반(잔과 술잔받침대)은 떡국의 왼쪽 및 서쪽에 놓는다. 둘째 줄에는 육적, 봉적(닭), 소적(두부) 삼전을 놓는다.
 셋째 줄에는 육탕 ,어탕, 소탕(두부) 등 3탕을 진설하는 게 원칙이다. 배열위치는 어동육서로 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두되, 두동미서 즉 생선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게 한다.
 넷째 줄에는 포와 나물, 식혜 등을 놓는다. 좌포우혜라 해서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를 진설하고 그 사이에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등 3색 나물과 간장, 나박김치를 놓는다.
 제주의 앞 쪽인 다섯째 줄에는 과일과 과자를 놓되 홍동백서, 동조서율의 원칙에 따라 밤, 배, 감, 약과, 사과, 대추의 순으로 진설하고 사과, 배는 위아래만 잘라 괴고 밤은 껍질을 벗겨 놓는다.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의 진설 법도 있으나 홍동백서나 동조서율 원칙과 어긋나므로 지키기 어렵다. 차례상 진설 법은 음양의 원리에 따른 것으로 홀수 줄에는 홀수, 짝수 줄에는 짝수로 음식 숫자를 맞춰 놓으면 된다.
 
 # 차례절차와 세배
 그 다음 최고 연장자가 읍하고 꿇어앉아 향을 세 번 사르고 강신(降神:신내리기)의 예를 행한다. 집사가 잔반에 따라 주는 술을 모사기에 세 번 나누어 붓고 재배한다. 모사기란 곧 땅을 대신하는 제구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일제히 강림한 신에 대해 두 번 절해 참신(參神)하고 식어서는 안 될 메와 국, 탕 등 모든 제수들을 윗대 조상의 신위부터 차례로 올리는 것이 진찬(進饌:메와 국을 올리기)이다.
 헌작(獻酌)은 제주가 주전자를 들어 고조부이하 차례로 술을 가득 올리고 주부는 차례로 숟가락을 떡국에 걸치고 젓가락을 골라 시접에 걸쳐놓는데 이를 낙식(落食)이라고도 한다.
 유식(侑食)은 주인이 주전자를 들어 각 신위의 잔에 첨작을 한 후 참례자 일동이 7-8분간 조용히 부복하거나 양편으로 비껴 시립(侍立)해 있다가 숭늉 그릇의 숟가락을 거두어 세 번 고른 다음 제자리에 놓고 메 그릇의 뚜껑을 덮는 것을 철시복반(撤匙覆飯)이라 한다.
 사신(辭神)은 신위를 전송하는 절차로 참사자 전원이 재배하고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 후 신주는 사당으로 다시 모신다. 제사 절차는 이로써 모두 끝나고 제상을 치우는데 이를 철상(撤床)이라고 한다.
 철상 후 참사자 전원이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은 조상들의 복을 받는다는 속신(俗信)이 있다. 식사를 마치면 가장 먼저 집안 어른에게 그리고 부부와 형제간에 세배를 올리는데 절은 한 번만 한다.  /차영조기자 cy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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