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영화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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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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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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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소설 원작 영화 제작 부쩍 늘어
`플라이 대디’·`오래된 정원’ 등 다양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한국 영화가 연이어 제작, 개봉되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국내소설 원작의 영화는 봇물을 이루고 있고, 간간이 제작됐던 일본소설 원작 영화도 그 수가 부쩍 늘었다.
 일본 베스트셀러 `플라이 대니 플라이’가 최근 신예스타 이준기를 내세워 `플라이 대디’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돼 개봉된 가운데, 하반기 한ㆍ일 양국 소설을 바탕으로 한 국내영화가 잇따라 제작, 개봉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천년학’ `오래된 정원’ `무기의 그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애정 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아내가 결혼했다’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소설가 공지영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으로 옮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제작 LJ필름). 내달 14일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불우하게 자란 젊은 사형수와 세상에 대해 냉소적인 젊은 여교수의 만남을 다룬 작품이다. `역도산’의 송해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사형수 윤수와 여교수 유정으로 강동원과 이나영이 각각 출연했다.
 소설가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래된 정원’(감독 임상수, 제작 MBC프로덕션)은 올 가을 개봉을 목표로 현재 후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도피 중인 운동권 투사 현우(지진희)와 시골 미술교사 윤희(염정아)가 나눈 17년 간의 사랑을 담아낸 `오래된 정원’은 소설의 내용 중 현우의 반정부 활동보다는 두 사람의 사랑 얘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황석영의 또 다른 소설 `무기의 그늘’(제작 싸이더스FNH)도 현재 시나리오 작업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원작은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휴머니즘이나 소박한 반전주의 혹은 반공주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수작. 화교 출신의 신예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빠르면 내년 1월부터 태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될 예정이다.
 소설가 전은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정 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감독 김성훈, 제작 투모로우엔터테인먼트)도 11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이다. 이 영화는 홀아비 철동(백윤식)과 아들 동현(봉태규)이 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엽기적인 사건을 다룬 코미디물.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선학동 나그네’를 각색한 `천년학’(제작 KINO2)은 한국 영화계의 `큰어른’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다. 영화 `서편제’의 속편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소리꾼 아버지와 눈먼 딸, 이복동생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기본 얼개. 3월 전남 장흥에게 크랭크 인한 이 영화는 현재 영화의 30% 가량을 촬영한 상태. 내년 4~5월 개봉을 목표로 12월까지는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해 박현욱의 세계문학상 당선작이 원작인 `아내가 결혼했다’(제작 쇼이스트)는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로 감독 선정,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중(二重)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역동적인 축구 이야기와 절묘하게 결합시켜 오늘날의 독점적 사랑과 결혼제도에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다.
 일본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어깨너머의 연인’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집’`프리즌호텔’ 등이 있다.
 `어깨너머의 연인’과 `반짝반짝 빛나는’은 모두 싸이더스FNH가 제작하는 영화. 유이카와 게이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하는 `어깨너머의 연인’은 30대 여성들의 결혼과 연애, 섹스에 대한 이야기.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일본소설 원작의 영화 `싱글즈’나 미국 TV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등과 비견되는 영화다.
 이언희 감독의 연출에 이미연ㆍ이태란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는 이달 초 모든 촬영을 종료하고 현재 후반 작업 중. 영화사는 `어깨너머의 연인’ 개봉 시기를 올 연말이나 내년 초로 잡고 있다.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는 영화 `반짝반짝 빛나는’은 `도쿄타워’ `냉정과열정 사이’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일본에서 1990년대 초 출간된 이 소설은 동성애자 남편과 알코올 중독자 아내, 남편의 애인이 펼치는 삼각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02년 번역돼 국내 독자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밖에 `철도원’과 `파이란’의 원작자로 유명한 아사다 지로의 `프리즌 호텔’(감독 김수현, 제작 튜브픽쳐스)과 기시 유스케의 호러소설 `검은 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등도 국내에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들 작품을 살펴보면 국내소설 원작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이 대다수인 반면 일본소설 원작은 10대 청소년이나 20~30대 여성을 타깃을 한 작품들이 주축을 이룬다.
 베스트셀러 소설의 영화화는 이야기 자체가 검증돼 있고 이미 소설을 접한 독자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글자 텍스트로 만들어진 원작을 어떻게 스크린에서 매력적으로 재창조하는지가 성공의 관건.
 싸이더스FNH 조윤미 실장은 “소설 원작 영화는 기획영화보다 드라마의 힘이 강하고 대중성은 제작사가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면서 “일본소설 원작 영화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어떻게 각색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객이 한국소설 원작 영화와 일본소설 원작 영화 중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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