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보름달 속 한해의 소망 차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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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보름달 속 한해의 소망 차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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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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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녕·풍년기원 민속축제…세시풍습 보전위해 매년 다양한 행사 마련
 
청도군은 오는 9일 청도천 둔치에서 정월대보름 민속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도주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 연날리기, 민속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지며 도주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는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사진은 작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부럼도 까고 보름달에 소원도 빌어보는 정월 대보름은 재액도 방지하고 풍년이 든다는 믿음과 기대에서 민속축제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존 전승되고 있다.
 

왼쪽부터 대형 윷놀이, 정월대보름 부럼, 농악대 길놀이.
 
 
 
 
 

 
 # 대보름의 유래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새웠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옛날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 풍속을 설처럼 여겼다.
 우리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기고 보름날 밤에 둥근 달을 보며 흥겨워했다. 그래서 일 년 중에서도 첫 번째 찾아오는 정월 보름을 소중히 여겨서 `대보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농부들은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면 풍년이 들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또한 아침 인사 대신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며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재미난 풍속도 있다.
 
 # 대보름 민속놀이
 대보름 대표적인 놀이로 아홉 차례, 볏가릿대, 연 날리기, 놋다리밟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달집과 액연태우기, 다리 밟기, 굶는 개, 소원문 쓰기 등이 있다.
 지신밟기는 원래 섣달 그믐날 궁중에서 한 해 동안의 복을 빌고 잡귀를 쫓아내는 새해 행사였다. 정월 대보름에 농악대가 집을 돌며 땅의 신령인 지신을 달래고 복을 비는 놀이다.
 다리 밟기는 큰 다리 위를 자기 나이 수만큼 건너면 일 년 동안 다리에 병이 안 나고 건강해진다고 믿은 데서 나온 놀이였다. 쥐불놀이는 달집에 불을 붙여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는 것으로 쥐불놀이를 하면 일 년 동안 병이 없고 나쁜 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안동차전놀이는 안동지방에 전승되는 민속놀이로 정월대보름날 마을 청장년들이 패를 갈라 동채(차전 놀이할 때 쓰는 물건)를 서로 부딪쳐 승부를 겨루는 집단놀이로 `동채싸움’이라고도 한다. 민속놀이의 하나지만 부정, 협동심, 상무정신 함양 등 여러 가지 의미를 시사해주고 있다.
 
 # 대보름 전통음식
 정월 대보름은 오곡밥, 보름나물, 복쌈, 백가반, 부럼, 귀밝이술 등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전통 축제일로 9가지나물에 고소한 잡곡으로 만든 오곡밥을 먹으며 한 해의 길흉을 점쳤다.
 또 `부럼 깐다’해 온가족이 둘러앉아 밤이나 호두, 땅콩 등을 깨 먹으며 하루를 풍성하게 보냈다.
 오곡밥은 찹쌀, 좁쌀, 차조, 콩, 찰수수 등 다섯 가지의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여기에 호박, 가지, 시래기 등 묵은 나물을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었다. 묵은 나물을 먹으면 일 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조상이 대보름에 즐겨 먹었던 오곡밥은 오색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조화시키고 각 체질에 맞는 음식이 골고루 섞여 있는 조화로운 음식이다.
 특히 찹쌀은 소화기를 돕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하며, 차조는 비위(脾胃)의 열을 없애고 오줌을 잘 나오게 하는 동시에 설사를 멎게 하며, 차수수는 배꼽 아랫부분의 습한 기운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또 콩은 오장을 보호하고, 십이경락의 기혈 순환을 도우며, 팥은 오줌을 잘 보게 해 부기, 목마름, 설사를 멎게 한다. 정월 14일 밤이나 대보름날 아침에 아이들이 체, 얼맹이, 조리 따위를 들고, 보름밥을 얻으러 다니는데 이를 `조리밥(더윗밥)’이라고 한다.
 여기서 `조리’는 쌀을 이는 데에 쓰는 기구로 가는 대오리나 싸리로 결어서 조그만 삼태기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흔히 복조리라고 했다.
 예부터 아픈 사람은 병을 고치기 위해 조리밥을 먹었으며, 셋이나 일곱 집의 밥을 얻어먹었다. 최근까지도 일부 지방에서는 세 성바지(김, 이, 박 등 성 종류)의 밥을 얻어먹어야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개는 우울하고 억울한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개에겐 밥 한 끼도 주지 않고 굶겼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이 둥근 달이 점점 줄어 초승달이 되는 건 개가 달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 대보름 행사
 의식주나 모든 환경이 현대화돼 옛날 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설이 지난 다음 바로 찾아오는 정월대보름 풍습이 다양한 행사로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날 대구·경북의 각 지역에서도 시 도민들의 참여 속에 불(火)·오름(岳)·말(馬)·달(月)’을 소재로 세시풍속 재현, 민속놀이, 부럼깨기, 세시음식 체험 등 다채로운 전통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또 각 읍면동에서는 쥐불놀이, 윷놀이, 투호, 팔씨름 대회 등이 열고 무사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기원제도 올린다. 특히 닭집태우기는 여러 지역에서 행해지며 한해의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태우며 복을 기원한다.
 대보름 행사는 `무사안녕과 풍년기원,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바탕으로 지속돼온 민속 축제로 세시풍습을 오늘에 보존 전승시키고, 대보름 달맞이 행사를 통해 단합과 신명을 높이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차영조기자 cyj@hidomin.com
 ▶`정월 대보름’ 지역행사 박스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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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 민속문화축제 볼거리
 
 청도군(군수 이중근)은 9일 정월 대보름 민속문화축제를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 연날리기, 민속공연 등 다채롭게 펼친다.
 이날 12시에 재현되는 도주줄다리기는 원줄 길이만 100m에 지름이 0.5m에 달하고, 가닥줄은 길이 80m짜리 80개로 볏짚 2만2000여 단이 들어간다.
 또 이날 오후 6시경 달집태우기 축제의 달집규모는 기둥높이 15m, 폭 10m에 트럭 50대분의 솔가지와 길이 15m 안밖의 지주목 150여개가 들어가는 등 각각의 행사는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 도주줄다리기
 도주(고려시대 청도의 옛 이름)줄다리기 전승보존회(회장 하광열)가 재현하는 도주줄다리기는 각 읍면에서 제작된 가닥줄을 청도천둔치 현장으로 옮겨 원줄 제작에 들어간다.
 원줄을 제작하는 데는 4일정도 소요된다. 이때 도주줄의 훼손 등 만약의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밤새워 불침번을 선다.
 도주줄다리기는 8일 화양읍 강지들에서 보존회장과 각 군의 수장이 참석한 출전전야 고사를 시작으로 9일 12시 동군(청도읍, 운문·금천·매전면)과 서군(화양읍, 각남·풍각·각북·이서면) 장군의 지휘아래 212개 마을을 대표하는 만장기와 함께 도주줄 시가행진으로 그 막이 오른다. 동군 줄은 청도읍 농악대를 선두로 청도천둔치 →원정교→원정사거리→구미삼거리→청도역→대구은행을 지나 청도천둔치로, 서군 줄은 화양읍 농악대를 선두로 청도천둔치→산성철교→대남병원→읍사무소→청도 어린이집을 지나는 시가지행진으로 그 위용을 자랑한다.
 동군, 서군의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오후4시30분 시작 징소리와 함께 10여 분간 1000여명의 군민이 동·서로 나뉘어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줄다리기에서 승리한 팀은 상여를 준비하고 패한 팀에게 항복을 받아내고 패한 팀은 상여를 뒤 따라 오면서 곡을 한다.
 ■ 달집태우기
 전국 최대 `달집태우기’행사는 연중 가장 밝고 큰 달이 뜬다는 정월대보름인 9일 월출 시간에 맞추어 청도천 둔치에서 열린다.
 달집 태우기는 솔가지, 볏짚 등으로 만든 달집을 보름달이 뜰 때 태우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이다.
 청도군의 달집은 높이 15m 폭 10m로 전국최대 규모이다.
 9개읍면 주민들이 직접 야산 등에서 모은 솔가지로 트럭 50여대분, 지주목 150여개 등이 들어가는 달집은 달집짓기 전승보존회(회장 손종만)가 달집 짓기 기능 보유자’ 2명을 포함해 연인원 300여 명이 동원되며 달집을 만드는데 4일이나 걸린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순간 이중근 청도군수를 비롯 기관단체장 20여 명이 불을 지피는 달집태우기는 풍물놀이, 강강술래, 쥐불놀이 행사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시작되면서, 참석한 모든 이들의 흥겨운 한마당 큰 잔치가 벌어진다.
 이중근 군수는 “보름달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풍요와 다산이란 큰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며 “한해의 모든 액운은 다 태워버리고, 청도성공시대를 위해 군민 모두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에 많은 동참을 기대한다고”말했다.
 청도/최외문기자 cwm@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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