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지만 가볍지않은 동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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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하지만 가볍지않은 동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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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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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미 작가 신작 `고약한 녀석이야’·`은서야,겁내지마!’출간
꼬마 동물 에피소드 통해 따돌림·독거노인·환경문제 등 담아내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등을 내놓은 아동 베스트셀러 작가 황선미<사진> 씨의 신작 동화집 두 편이 출간됐다.
 `고약한 녀석이야’(웅진주니어 펴냄)는 사랑스러운 꼬마 동물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친구들 사이의 따돌림 문제와 혼자 지내는 독거노인 문제, 여기에 환경문제까지 절대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따뜻하고 산뜻하게 그려낸 동화다.
 아빠를 찾아 떡갈나무 마을로 가는 길을 찾는 반달이는 이것저것 모르는 게 없다고 자랑하는 능청이에게 길을 묻는다. 능청이는 길을 알려 주겠다며 반달이에게 물고기와 꿀병, 초롱꽃을 달라고 하지만 능청이가 가르쳐 준 길은 매번 엉뚱한 길일뿐이다.
 한편, 혼자사는 건망증 할아버지네 집에 잠시 머무르는 꼬마 다람쥐 깔끔이는 매번 할아버지의 건망증을 이용해 음식만 얻어먹고는 사라지는 이웃들 때문에 속이 상한다.
 능청이는 이번에도 머루나무 집에 대해 물어보러 왔다는 핑계를 대고는 건망증 할아버지네 집에 찾아와 음식만 잔뜩 먹고 사라진다.
 깔끔이와 반달이는 이런 얄미운 능청이와 놀아주지 않고 능청이는 “그저 친구가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동물친구들은 얄미운 능청이를 혼내주려는 마음에 어린애가 다가가면 휘감아 삼켜버린다는 가시 덩굴 언덕에 다녀오면 친구가 돼주겠다고 하고 능청이는 정말로 무시무시한 가시 덩굴 언덕으로 떠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 그림들이 동화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한다.
  정유경 그림. 88쪽. 8000원.
 `은서야, 겁내지 마!’(시공주니어 펴냄)는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두려움을 소재로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동화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은서에겐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지만 학교에 오가는 길엔 무서운 것들 천지다.
 은행나무 집 앞을 지날 때면 송아지처럼 큰 개가 짖어대 종종걸음을 쳐야 하고 황씨 할아버지네를 지날 때는 바깥마당에 있는 배불뚝이 누렁소가 자신을 들이받을 것만 같다.
 기와집엔 종이 새를 접어 던지는 바보 아저씨가 나를 잡아당길 것 같고 콩 할머니네에는 은서가 `깡패 꼬다기’라고 부르는 암탉이 금방이라도 덤벼들어 쫄 것만 같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은서는 로봇 가면을 쓰고 무적의 지팡이에, 장화, 벙어리장갑으로 중무장하고 암탉을 혼내주러 간다.
 은서 생각대로 무서운 로봇 가면을 본 암탉은 놀라 도망치지만, 하필 은행나무 집 마당으로 도망치는 바람에 암탉이 개에 물려 죽는 일이 발생한다.
 놀란 은서는 한동안 앓아눕지만 용기를 내서 두려움에 맞서면 더는 두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학교 가는 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작가는 엄마와 처음 떨어지느라 분리불안을 겪는 순간, 처음으로 집을 나서는 순간, 나만 쏘아보는 듯한 것들을 지나치는 순간, 친구가 없어서 외로운 순간, 잘못하는 순간, 아픈 순간을 다 혼자서 견뎌야 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모든 게 처음에는 두렵단다. 괜찮아, 넌 잘해낼 거야!”.
 조민경 그림. 92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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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굿의 전통 혼을 담아내다
 
창작동화`소리 공책의 비밀’출간
 
 제16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신인 장편동화상 수상작인 `소리공책의 비밀’(대교출판 펴냄)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풍물굿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풍물굿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갈등을 통해 사라져가는 굿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실감 나게 그려냈다.
 풍물굿으로 유명한 오달지기 마을에서 풍물굿을 집안 대대로 해 온 집안의 손자진성이는 앞으로 풍물굿을 책임질 주인공이다.
 하지만, 진성이는 상쇠 자리 이야기만 나오면 기가 죽고 열등감을 느낀다. 진성이네 집에 업둥이로 들어온 먹이 때문이다. 청각장애인이지만 상대방의 입 모양과 몸짓만을 보고 풍물굿을 배운 먹이는 상쇠로서 더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풍물굿의 실질적인 주인이었던 할아버지는 이런 먹이를 끔찍이 아낀다.
 할아버지가 숨을 거둔 뒤 진성이의 아버지가 상쇠가 되고 먹이를 싫어하는 진성이의 아버지가 아들 진성이에게 상쇠 자리를 물려주고 싶어하면서 먹이와 진성이의 갈등은 깊어만 가는데….
 눈높이아동문학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은 실제 중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전북 임실 지방의 필봉굿을 모델로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풍물굿과 전통문화에 담긴 정신까지 그려 내려냈다고 평가했다.
 “저 아이에겐 혼이 담겨 있어. 저 아이가 들을 수 있는 것은 풍물을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이야. 혼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절실함에서 그 혼 또한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는 것이지.”(179쪽) 윤미숙 작가는 “동화를 쓰기 위해 이 작품을 쓴 게 아니라 풍물과 한 몸이 되어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동화를 썼다”고 말했다.
 박지훈 그림. 192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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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빚어낸`서사적 삶의 파괴’  
리처드 세넷`뉴캐피털리즘’출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 흐름 속에서 빚어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미국 출신의 좌파 지식인 리처드 세넷 런던 정경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은 `뉴캐피털리즘’(위즈덤하우스 펴냄)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가 안은 문제를 진단하고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화와 신경제의 성장 신화 속에 숨어 있던 함정이며, 이는 퇴출의 공포로 대변되는 불안정한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몰고 와 개인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고 진단한다. 이어 개인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으로 `서사적 삶의 파괴’를 꼽는다.
 저자가 말하는 `서사적 삶’은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건과 경험이 축적되는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는 이해관계에 따라 빠른 속도로 이합집산을 되풀이하고, 필요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 선택적으로 고용하며, 효용성이 사라졌을 때 즉시 해고해버리는 조직문화를 통해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연속적인 이야기로 구성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서사의 고리가 단절된 정치·경제·사회의 특성으로 ▲월마트식 정치 ▲컨설턴트식 경제 ▲MP3형 사회를 든다.
 저자는 “정치조직의 중앙집중화는 지방조직과 다양한 이해집단의 중재에 기초해온 기존 정당정치를 해체한다”면서 “소비자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상표만 보고 물건을 고르듯 정치를 소비할 뿐”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변화를 재촉할 뿐 무엇을 위한 변화인지도 설명하지 않고, 기업의 구조조정에 끼어들어 조직을 뒤죽박죽 만들고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컨설턴트식 경제’도 개인에게서 삶의 서사를 빼앗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함정 가운데 하나이다.
 저자는 노동계의 비정규직화, 간소화 등을 심화시키는 현상을 `MP3형 사회’라는 개념으로 풀이한다. 듣고 싶은 노래들을 마음대로 바꿔 들을 수 있는 MP3처럼 신자유주의 경제는 조직 구성원들의 역할을 뒤바꾸고, 조직 피라미드의 중간층을 없애 간소화하며, 조직의 일부 기능을 아웃소싱하는 형태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서사적 삶의 고리가 끊어진 구성원들이 `제도에 머물면서 보장받을 수 있는 기간’은 계속 짧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구성원 스스로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하는 등 사회적 퇴화의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고용이 불안정하고 퇴출의 공포가 심화하여 삶의 서사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개인들에게 오랜 세월 고용과 승진을 보장해주는 관료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저자는 나아가 신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개인이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이어갈 방안으로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한 `서사적 삶의 회복’, 자원봉사 등을 통해 자신을쓸모 있는 존재로 느끼도록 `개인의 유용성 발휘’, 이해득실을 떠나 자기만족을 느낄 수 있는 `장인정신 갖기’ 등 세 가지를 제시한다.
 유병선 옮김. 243쪽. 1만3000원.
 
 
 
>>신간
 
 ▲블루의 불행학 특강 = 마리샤 페슬 지음. 이미선 옮김. 고전문학 작품에 대한 특강 형식을 빌려 인간의 `불행’을 주제로 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낸 장편소설. 미국 신세대 여성작가의 데뷔작이다.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의 대학가를 전전하던 천재 소녀 블루는 한 지방명문고등학교에서 귀족 학생들의 모임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선생님 한나의 집에서열린 파티에서 스모크 하비라는 남자가 익사하고 얼마 후 한나도 나무에 목을 매 죽은 채로 발견된다.
 블루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한나가 살해당했음을 증명하기 시작하는데 조사할수록 점점 자신의 아버지가 깊게 관련돼 있음을 알게 된다.
 서른여섯 개의 챕터마다 `오셀로’, `젊은 예술가의 초상’, `폭풍의 언덕’ 등 `필독서’들이 제시돼 이야기 속에 해당 책들을 녹여냈다.
 비채. 832쪽. 2만2천원.

 ▲유령이 쓴 책 = 데이비드 미첼 지음. 최용준 옮김. 주목받는 영국 젊은 작가의 1999년도 데뷔작.
 시공간적 배경과 장르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아홉 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키나와로 도피 중인 지하철 테러범, 아시아 근대사를 온몸으로 겪는 중국 성산의 한 여인, 페테르부르크의 미술품 절도단, 런던의 대필작가, 미국 군수기업에 쫓겨 아일랜드로 피신한 여성 물리학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교묘하게 연결된 이 아홉 가지 이야기 속에서 판타지와 스릴러, 로맨스,SF 등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문학동네. 688쪽. 1만5천500원.

 ▲이익상 단편소설 전집 외 = `한국문학의 재발견-작고문인선집’ 시리즈의 2차분으로 이익상 단편소설 전집(최명표 엮음)과 백신애 전집(이중기 엮음), 홍구범 전집(권희돈 엮음), 이태준의 `신문장강화’(박진숙 엮음)가 출간됐다.
 기자 출신의 요절 소설가인 이익상과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여성작가인 백신애,장르를 넘나드는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다 전쟁 중 납치된 홍구범, 그리고 근대문학의 대표적 문장가인 이태준의 작품을 해설과 연보, 각종 사진 자료 등과 함께 만날 수 있다.
 현대문학. 318-496쪽. 각권 1만1천-1만2천원.

 ▲리본 = 구사노 다키 지음. 고향옥 옮김. 중학교 3학년 여학생 아키의 1년을 따라가며 아키의 자아찾기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성장소설.
 어느 중학생들이나 가졌을 법한 친구와 가족, 입시 등에 얽힌 크고 작은 고민을섬세하게 그려냈다.
 행간. 176쪽. 9천원.

 ▲루머의 루머의 루머 = 제이 아세르 지음. 위문숙 옮김. 서점 직원이었던 작가를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소설.
 남자 주인공 클레이에게 2주전 자살한 그의 짝사랑 상대 해나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테이프 7개가 배달된다.
 테이프 속에서 해나는 이 테이프를 들을 열세 명은 모두 자신의 자살에 책임이 있다며 테이프를 모두 들은 후에 열세 명 중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라고 말한다.
 내인생의책. 344쪽. 1만2천원.
 
 ▲국제 정치적 시각 = 박노벽 지음.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국제 외교의 흐름을 담았다.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인 저자는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세계화와 그 불만’ 등 90년대 이후 국제 정세의 흐름을 다룬 50여권을 분석한다.
 저자는 또 중국의 대외 관계, 러시아의 정세와 에너지 자원문제 등을 조명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설명한다.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은 우방국 미국과 함께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세계정세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현실주의, 신자유주의, 마르크스 이론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한울. 368쪽. 2만6천원.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자들의 제안 = 외제니 베글르니 지음. 이소영 옮김. 프랑스의 철학 박사이자 저술가인 저자는 플라톤부터 메를로 퐁티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저자는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적 정초’ 등 유명 철학자들의 저서를 인용한 후 이를 재해석하면서 현대인이 당면한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신, 시간, 타인, 죽음, 사랑, 자유와의 관계를 주제로 일상의 문제에 다가선다.
 책보세. 352쪽. 1만6천500원.
 
 ▲독일 비애극의 원천 = 발터 벤야민. 최성만 외 옮김. 독일의 문예비평가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 비극과 16-17세기에 등장한 독일 바로크 비애극의 차이점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비애극의 주요 모티브, 등장인물, 극 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비애극을 조명한다.
 저자는 독일 비애극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 셰익스피어(영국)나 칼데론(스페인)의 작품과 비교해봤을 때 투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세련미 넘치는 셰익스피어 작품 등에 비해 후진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크 드라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론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한 점, 독일 바로크 비애극에 나타나는 군주의 우유부단함을 밝힌 점, 바로크 비애극에서 나타나는 감정상태인 ’멜랑콜리`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다.
 한길사. 40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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