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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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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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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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산도로 유배갔던 정약전(1760~1816)은 해파리의 생김새를 삿갓에 비유했다. 자산어보에는 “머리와 꼬리가 없고 얼굴과 눈도 없다. 모양은 중이 삿갓을 쓴 것 같고, 허리에 치마를 입어 다리를 드리워서 헤엄을 친다”고 표현했다. 해파리는 바닷물에 떠있는 모양이 달과 같다고 하여 해월(海月)이라 불리기도 했다.
 해파리는 몸의 수축운동에 의해 이동할 수 있으나 헤엄치는 힘이 약하다. 큰 해파리는 해류와 바람,파도에 의해 떠돌아 다닌다. `뼈도 없는 고기덩어리밖에 안되는 내 몸에도 즐거움은 와서 한없는 넓은 바다 위에 떠돌게 됩니다. 그러나 나의 이 몸은 물결에 따라 바람결에 따라 하염없이 떳다 잠겼다 할 뿐입니다’.
 김소월 시인의 스승인 김억은 1923년 근대 최초의 개인시집을 내면서 시 `해파리의 노래’를 권두에 올리고 시집 표제로 내세웠다. `뼈도 없는’이라거나 `하염없이 떳다 잠겼다’같은 표현은 해파리를 묘사한 것이지만, 일제 말기 친일활동을 하다 한국전쟁 때 납북된 그의 삶을 예견했기 때문일까.
 한의서 `본초강목’에는 해파리가 목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소화불량 증세를 낫게 한다고 했다. 해파리는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피부미용에 도움을 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해파리가 전채요리에 활용되는 것은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좋은 데다 이같은 약리작용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영덕 울진 등 동해안연안 곳곳에 해파리떼가 나타나 피서객들이 수난을 겪었다. 해파리 독에 쏘이면 통증과 가려움증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받는다고 한다.
 해파리는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으니 어업에도 큰 타격이다. 최근 영국 과학자들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해파리가 폭증, 전체 어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와 물고기 남획, 특히 천적인 바다거북의 급감에 따른 필연이니, 이 또한 `생태계의 역습’이 아닌가.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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