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적막강산’
  • 경북도민일보
공사현장 `적막강산’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업 종료, 가뭄에 소낙비 기원하듯
포항전문건설업 공사현장 `올스톱’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회사가 문을 닫고 노조원 역시 일자리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포항에서 전문건설업을 운영하는 미광계전 김희주(47) 사장. 김 사장은 28일 기자와 대화하는 동안 `가뭄에 소낙비’를 기원하는 농부의 심정 같았다.
그는 올 봄에 정규직 25명외에 일용직 100여명을 고용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전기설비 공사를 하며 한달 평균 4억5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으로 7~ 8월 두달간 수입이 뚝 끊겼다.
이 회사는 공사를 제철소에만 한다. 그동안 직원들의 인건비와 관리비 등 회사 운영 비용은 어렵게 빚을 내 해결했다. 이제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두달 동안 손실액은 2억여원, 일감이 눈앞에 훤하는데도 `파업’으로 `공사’가 묶어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가 차고 허탈할 뿐이다”는 그는 “이제는 버티기도 한계에 왔다, 다음달이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 맨손으로 전문건설업에 뛰어든 김 사장은 “IMF사태때도 이처럼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파업이 다음달까지 지속되면 포항의 330개 전문건설업체들 상당수가 경영난으로 연쇄 폐업이 불가피한 것이 업계의 실정이다.
김 사장은 “노사가 하루 빨리 공사현장에 복귀해 땀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소박한 심정이 지역 건설업체 모두의 바램이 아닐까.    /이진수기자 jsl@
 
포스코 파이넥스 건설 현장이 건설노조 파업이 두 달간 이어지면서 공정 80%에서 멈춰섰다. 포스코가 차세대 최첨단 공법으로 1조30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사가 중단되면서 포스코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기회손실비용 또한 엄청나다.

 
 
△ 한 건설노조원의 애탄 호소
 
“생계가 막막하다  현장복귀 마음 뿐”
 
“생계가 막막하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으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포항 시내 찻집에서 만난 건설노조원 박상국(40·가명)씨는 두달째 파업으로 수입이 끊겨 걱정이 태산이었다. 두달 동안 실업자로 지낸 탓인지 그의 모습은 매우 초췌해 보였다.
전기공인 박씨는 “파업 전 한달 수입이 200~250만원이었으나 두달 동안 수입이 한푼도 없어 빚으로 생활하고 있다”며 한숨이다.
그동안 친구와 친척들에게 250만원을 빌리고 카드로 100만원을 대출했다.
앞으로 이같은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박씨의 삶은 포항의 3000여명 건설노조원들이 공통된 모습이다.
특히 노조원 가운데 대학생 자녀가 있거나 병원 치료를 받는 경우는 수입이 중단돼 생계난이 심각하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집안 식구들 모두가 파업으로 걱정이 태산이다”며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박씨의 하소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파업 후 두달 동안 매일 집회에 참가하면서 식대와 음료수 비용 등으로 하루 최소 5000원을 쓰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불참한 노조원은 향후 공사현장에서 퇴출 등 불이익을 주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안나갈 수도 없다는 것.
박씨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95%가 현장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집행부의 불이익이 무서워 생계난 속에 숨죽여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하소연 했다.  /김대욱기자 kdy@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