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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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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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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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영희 유고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출간  
세번의 암 판정 이겨내며 책 준비…고인의 생애 마지막 9년 고스란히 담아
투병속에도 고인은 위트있고 긍정의 기운으로 가득한 기적의 메시지 남겨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적을 원한다. 암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 더 크고, 확률에 위배되는 것은 `기적’이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프롤로그 중)
 고(故)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쉰일곱 해의 길지 않은 생을 마친 지 하루가 지난10일 출간된 다섯 번째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펴냄)은 공교롭게도 고인의 유작이 됐다.
 고인은 3월 말 출판사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원고를 넘기고 4월 말 병상에서 손수 마지막 교정까지 봤으나 책 인쇄를 마친 8일에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고인이 지난달 16일 편집자에게 보낸 “Q&A 초대석은 아예 없애든지 서면으로 해요.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라는 짧은 이메일이 생전 고인이 출판사와 취한 마지막 연락이었다.
 장 교수가 2000년 이후 월간 `샘터’에 `새벽 창가에서’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모은 이 책에는 결코 순탄치 않았던 고인의 생애 마지막 9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후 1년 만에 찾아온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영문학자로 강단에 우뚝 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줬던 그는 마지막 9년 동안 보통 사람이 한 번도 감당하기 어려운 암 판정을 세 번이나 받았다.
 2001년 미국 보스턴에서 안식년을 보내던 중 유방암 판정을 받았고 방사선 치료로 완치 판정을 받은 후 2004년 다시 암이 척추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2년간의 항암치료를 마친 1년 후에는 암이 간까지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다시 한번 암에 맞서 싸우면서 이 책을 준비한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암 진단을 받고, 그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장 교수의 글은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았다.
 장 교수가 전하는 세상 사는 소박한 이야기, 정겨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위트 있고 긍정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척추암으로 2년간 모두 스물네 번의 항암치료를 받느라 연재를 잠시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2007년 1월 연재를 재개하는 글에서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는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를 인용하며 `기적’을 이야기한다.
 “맞다. 지난 3년간 내가 살아온 나날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냈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128쪽)
 “뼈만 추리면 산다”는 어머니의 말, “삶에 대한 의연함과 용기, 당당함과 인내의 힘이자 바로 희망의 힘”(142쪽)인 그 말 한마디에서 삶의 큰 힘을 얻었다는 고인은 세 번째 암 투병 중에 쓴 에필로그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 고인은 자신이 곧 물에 잠길 운명인지도 모른 채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만 부르는 눈먼 소녀의 이야기에 대해 한 학생이 “이런 허망한 희망은 너무나 비참하지 않나요?”라고 묻던 기억을 들려준다.
 “그때 나는 대답했다. 아니, 비참하지 않다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갑자기 물때가 바뀌어 물이 빠질 수도 있고 소녀 머리 위로 지나가던 헬리콥터가 소녀를 구해줄 수도 있다고. 그리고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그 말은 어쩌면 그 학생보다는 나를 향해 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위대한 힘을 믿고 누가 뭐래도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봄을 기다린다.”(235쪽)
 고인은 비록 기다리던 새봄을 오롯이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그가 전하는 기적과 희망의 메시지는 조금도 빛이 바래지 않았다. 소아마비와 암 판정을 겪고도 여러 번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강단에서, 그리고 글 속에서 희망을 전파했던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에게 기적과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난 것이다.
 고인은 13일 서강대에서 있을 장례미사 후 아버지 고(故) 장왕록 박사가 있는 충남 천안의 공원묘지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236쪽.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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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기에 다시 만나는 구상시인의 문학세계
 
연작시집`그리스도 폴의 江’출간
 
 
 5년 전 봄 세상을 뜬 구상(1919~2004) 시인의 문학세계를 되새기고자 시인의 연작시집 `그리스도 폴의 江(강)’(홍성사 펴냄)이 새롭게 출간됐다.
 `그리스도 폴의 江’ 연작은 시인이 1970년대 `江’이라는 제목의 연작으로 처음 발표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후 1980년대 `그리스도 폴의 江’이라는 제목으로 50편이 더 연재돼 2004년 출간된 구상문학총서에서 총 65편으로 연작이 확정됐다.
 연작시 65편 전부로만 단행본이 묶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집에 해설을 붙인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는 연작시에 담긴 불이(不二·모든 것은 둘이 아니다)의 세계관에 주목하며 “구상은 구도적 수행의 삶을 살아가면서이러한 진리의 체현에 도달했다. 이것은 단순한 사변이나 머리 굴림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는 점에서 구상의 시는 감동을 주는 시가 아니라 실천을 요구하는 시”라고 말했다.
 한편 구상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상훈)와 영등포구청은 구상 시인의 5주기와 탄생 90주년을 맞아 구상문학상 제정, 구상문학축제 개최, 구상문학공원 조성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144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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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이 추천하는`꼭 한번 읽어야할 책’  
교보문고,18인 추천 서적 소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성년의날, 스승의날이 있는 5월은 책 선물하기도 좋은 달이다.
 온·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는 10일 명사 18인의 추천을 받아 선물하기에도 좋은 `꼭 한번쯤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와 이문구의`관촌수필’(문학과지성사),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 신경숙의 `외딴방’, 코맥 맥카시의 소설 `로드’(이상 문학동네) 등을 성인이 되는 젊은이와 직장인에게 권했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해 “자신이 정한 가치만 잊지 않는다면 자유는 최고의 덕목”이라며 “조르바는 용기가 필요한 그 여정에 한 줌 빛이 되어줄 것”이라고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시골의사’로 유명한 경제평론가 박경철 씨의 추천도 받았다.
 소설가 신경숙 씨와 김연수 씨는 헝가리의 여성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3부작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까치)을 나란히 추천했다.
 신씨는 “이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세계를 통과하고 나면 이 세상의 그 누구라도 이해하고 싶게 만드는 매혹적인 소설”이라고 평했고, 김씨는 “기이하고도 괴상한사람들에 대해서 다루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그게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놀라기도 하고 다행스럽게도 여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은 중국작가 샨사의 소설 `바둑 두는 여자’(현대문학)를 골랐다.
 정씨는 “개인적으로 샨사의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성장소설이라는 것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했다.
 이밖에 경영전문가 공병호 씨와 소설가 은희경·구병모 씨, 동화작가 이금이·노경실 씨, 딴지일보의 김어준 씨, 동화작가 고정욱 씨 등도 각자 `꼭 한 번쯤 읽어야 할 책들’을 선정해 추천했다.
 명사들이 권하는 책 목록과 추천사는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간
 
 ▲꾸란과 성서의 예언자들 = 최명길 지음. 이슬람 경전인 꾸란과 기독교 성경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풀이하면서 이슬람을 소개했다.
 저자는 “유태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같은 신을 섬긴다”면서 “따라서 같은 사건이 성경과 꾸란에 다르게 나타난 점을 살펴보면 두 종교의 제도와 문화적 차이, 신학적 쟁점 등을 이해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것을 두고 기독교는 원죄로 풀이하지만 이슬람은 아담이 비록 쫓겨났지만 죄를 용서받았다고 본다. 또 두 종교는 예수의 지위도 다르게 본다. 기독교는 예수를 인간의 형상으로 온 하나님으로 여기는 반면 이슬람은 선지자로 해석한다.
 명지대 교수인 저자는 이슬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슬람 역서와 저서 등을 펴낸 공로로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 국제 번역상’을 받았다.
 살림. 336쪽. 1만5천원.
 ▲쉬고, 쉬고 또 쉬고 = 무여 스님 지음. 1988년부터 경북 봉화 축서사에서 참선해온 스님이 수행하며 느낀 점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제목 `쉬고, 쉬고 또 쉬고’는 마음을 쉰다는 뜻이다. 알듯 모를듯한 법문이 아니라 초심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쉬운 말로 불교 개념을 풀어쓰되 장황하지 않고간단 명료하다.
 참선의 화두 가운데 무자(無字) 화두를 비롯해 뜰앞의 잣나무, 마삼근, `이뭣꼬’ 등 화두를 간략히 소개하고 배경을 전하면서 화두를 참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새로운사람들. 308쪽. 1만3천원.
 ▲바이블 쇼크 = 조 코박스 지음. 신기라 옮김. 성경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만을 골라 소개하고 역사적, 어문학적 근거를 풀이했다.
 미국 뉴잉글랜드에 이주한 청교도들은 크리스마스를 고대 이교도와 관련된 날이라고 해석해 기념하지 않았으며 보스턴은 1659년부터 1681년까지 크리스마스를 아예금지했던 일화 등을 전한다. 또 천국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개라든가 하나님이 100쌍의 부부에게 단체 이혼을 명한 일이 있으며, 천국에도 치질이 있다는 식의 희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내용들은 저자가 판본이 다른 성경 25권을 훑어 모은 것들이다.
 저자는 25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AP통신사의 `취재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인터넷 언론사인 월드넷 데일리 상임 뉴스 편집자로 재직 중이다.
 가나북스. 384쪽. 1만5천원.
 
 
 
                               >>아동신간
 
 ▲만약에 말이지 =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운명을 피해 달아나려는 열다섯 소년의 정신적 모험을 다룬 성장소설.
 15살 소년 데이비드 케이스는 어느 날 창문에서 아래로 떨어지려는 동생을 가까스로 구한다. 불과 1~2초 차이로 동생의 목숨을 구한 케이스는 엄청난 재난과 일상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깝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을 둘러싼 어두운 운명의 존재를 느낀다.
 운명으로부터 도망치고자 다른 사람이 되기로 한 케이스는 운명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이름과 옷차림을 바꾸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
 저자는 미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작품으로 2007년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청소년소설상’과 2008년 독일 청소년문학상 등을 받았다.
 미래인. 304쪽. 9천500원.
 ▲재개발 아파트 = 김영미 지음. 심보영 그림.
 시인 김영미 씨의 첫 동시집. 표제작 `재개발 아파트’는 재개발을 앞두고 하나둘씩 이웃이 사라지는 아파트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 시로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 수상작이다.
 `날마다 / 옥수수 이 빠지듯 / 불꺼진 창이 늘어 간다 // 관리실 아저씨는 / 떠나간 집마다 / 커다랗게 검은 색으로 / X표를 그린다 // 이제 통로엔 / 우리 집 / 하나 남았는데 // 갈 곳을 정하지 못해 / 날마다 조바심 내는 엄마 // 처음으로 나는 / 커다란 X표를 / 받고 싶다’(`재개발 아파트’ 전문)
 이 밖에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동시 60편이 수록됐다.
 청개구리. 128쪽. 8천원.
 ▲작지만 대단해! = 울리 가이슬러 지음. 귄터 야콥스 그림. 윤혜정 옮김. 친구들보다 작은 체구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그림책.
 동물 친구들의 걱정거리를 상담해 주는 동글동글 선생님에게 찾아온 아기 돼지는 “선생님, 난 정말 작고 보잘것없어요. 다른 애들처럼 키도 크고 힘도 세면 좋겠어요!”라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동글동글 선생님은 아기 돼지에게 조그만 구멍에 쏙 들어가 숨으면 덩치가 커다란 고양이도 잡을 수 없는 생쥐와 조그마한 새지만 노래를 부르면 커다란 공작새가 꽁지를 좍 펴며 놀라워하는 나이팅게일,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을 내는 반딧불이, 가뿐히 집을 등에 지고 다니는 달팽이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체구보다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미래아이. 28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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