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힘든 깊은 뜻은 미뤄놓더라도 빛과 어둠은 일상생활에서도 대조된다. 사람의 힘으로 다소 조정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고 말썽거라가 되고 만다.
포항지역의 밤거리가 그렇다. 포항 YMCA가 지난달 17일 심야 4시간 동안 시내 100곳을 조사했더니 에너지 남용이 극심하더란 얘기다. 그 가운데엔 포항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들도 들어있다.영업이 끝난 뒤에도 불을 밝혀놓은 곳이 47곳이나 되더라고도 했다. “에너지 절약”은 필요한 때 한 두 번 해보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증거가 돼버린 꼴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또 없는 것도 아니다. `승용차 요일제’라는 게 그 가운데 하나다. 기름값이 다락같이 오를라치면 어김없이 고개를 드는 에너지 절약 방안이다. 당연히 관용차가 앞장선다. 그러나 한약방의 감초 같은 이 방법이 효과를 거뒀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둥 마는둥’이라거니 하는 소리만 기억에 남아 있을 뿐이다.
요즘 제철 만난 장맛비가 한풀 꺾이게 되면 온누리가 찜통에 가마솥이 되게 마련이다. 부채나 선풍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더위다. 자연스럽게 냉방시설이 인기몰이를 하게 된다. `녹색’이 강조되는 이 때에 에어콘 시설이 쓰는 에너지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에어콘 덜 쓰자는 운동이 또 벌어질지 어떨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글쎄’일 것 같다. 경험에 비춰보면 해볼 수 있는 소리이긴 하나 필경 틀린 소리는 아닐 게다. “백개의 별빛이 하나의 달빛만 못하다.” 고 했다. 에너지 절약의 `달빛’은 과연 무엇일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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