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사람들에게 `도로쟁이’라는 별호를 붙게한 로마의 길에는 끊임없이 전차(戰車)가 오갔다. 그 무거운 전차의 무게를 아무 탈없이 떠받친 그 도로가 어찌나 튼튼했던지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을 정도다.
유명한 길이 있으면 악명 높은 길도 있게 마련이다. 깊은 산골 오지의 외길이 당장 떠오른다. 가까운 데서 찾아보라면 포항철강공단 앞길일 것이다. 울퉁불퉁,땜질의 종합판이다. 지난달 말께 포항 남구 청림동 해병대1사단 북문 앞도로가 느닷없이 푹 꺼져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덤프트럭이 빠진 일이 있었다. 허술한 공사로 눈가림한 도로가 대형 트럭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탓이다.
무거운 짐을 실은 차량이 뻔질나게 오가는 길은 포항철강공단 앞 도로다. 도로가 주저앉지 않는 게 되레 신기할 정도다. 슬라브,빌레트,H빔,후판,열연강판,철근….이름만 들어도 무겁다. 이 무거운 철제품들이 법규정은 아랑곳없이 과적된 채 운송되니 로마의 길을 옮겨놓는다해도 배겨나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런데도 과적차량들을 제대로 단속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일이 없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단속한 실적은 고작 3건 뿐이다. 잠깐만 서있어도 과적차량들이 뻔질나게 오가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는데도 말이다. 단속하는 일손도 부족하고, 벌금도 가벼워서 솜방망이 처벌 쯤 우습게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길이나 튼튼하게 만들든지. 예산이 없다고 할 것이다. 포항시의 불용예산이 1000억원이라는 데도?
김용언/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