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대장 마빡이, 온 국민 `배꼽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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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대장 마빡이, 온 국민 `배꼽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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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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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이마를 훤히 드러낸 정종철이 웃음을 머금고 이마와 무릎을 두드리며 등장한다. 눈을 내리깐 채 빠른 손놀림을 계속한다.
 별다른 대사도 없다. 계속되는 `노동’에 지쳐가는 정종철은 헉헉대며 “이게 재미있어 보이냐” “박수치지 마라. 공연 길어지니까” “우리 코너는 말이여~ 이게 다여”라고 한마디씩 툭툭 던진다.
 이런 가운데 `마빡이’의 동료들이 하나둘씩 등장한다. 반면 정종철은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힘에 부쳐 무릎을 꿇게 되고, 결국에는 무대에 주저앉고 만다. 그러면서 외친다. “이름 부르지 말고 빨리빨리 해” “아~ 아~ 힘들어”
 이처럼 활자로 옮겨지면 쉽게 웃음이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그런데 눈과 귀로 이들의 공연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르다.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정종철은 “7년 만에 처음으로 `개그콘서트’ 공연장에서 관객이 `앙코르’를 외쳤다”고 말했다.
 불과 방송 2주밖에 안된 KBS 2TV `개그 콘서트’의 코너 `마빡이’가 온라인 검색어 1위에 오르내리는 등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마빡이’지만 불과 한 달 전에는 방송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다.
 “과연 녹화가 가능할지 의문이었어요. 대학로 공연장에서는 검증을 거쳤지만 방송에서 통할 수 있을지 부담이었죠. 그런데 PD가 과감하게 무대에 올렸어요. 그러자 제가 출연한 코너 가운데 가장 빠르고 뜨겁게 반응이 왔어요”
 사실 `마빡이’는 2000년부터 대학로 공연장에서 선을 보였다. 처음에는 정종철 혼자 무대에 올라간 후 이마만 두드리다가 들어왔다.
 그런데도 관객은 배꼽을 잡고 자지러졌다. 그러자 박준형, 임혁필, 이승환 등이 가세해 짝을 이뤄 코너를 이끌어갔다.
 정종철은 “2004년 공연 후부터 대학로 무대에 서지 않다가 올해 여름 `갈옥쇼’ 공연을 하면서 이 코너를 다시 올렸다”면서 “현장 관객의 반응을 재확인 후 방송까지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힘들어하는 동작’을 개그 소재로 삼기 위해 춤을 생각했다. 하지만 춤에 능숙하지 않은 그는 머리 때리기로 동작을 바꿨고 그게 `대박’으로 연결됐다.
 `마빡이’의 인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공개 코미디에 밀렸던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가 부활했다는 평가도 한다. 하지만 `마빡이’는 1970~80년대 배삼룡, 심형래 등이 맞고 때리며 웃음을 자아냈던 코미디와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마빡이’의 출연진인 정종철, 박준형, 김시덕, 김대범 등은 미리 대사를 정하지않는다. 때리고 부딪히는 상황을 정교하게 짰던 심형래식 코미디와의 차이점이다.
 “대본이 없어요. 나갈 때마다 대사가 달라지죠. 다양한 경우의 수를 포함한 큰 틀을 정한 후 대본 없이 무대에 올라요. 이미 4년 넘게 공연 무대에서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순발력과 노하우는 강합니다”
 그만큼 이 코너는 즉흥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그래서 그는 “억지로 상황을 짜내거나 대본을 미리 정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다음 주라도 미련없이 코너를 내리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마빡이’는 관객과의 의사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코미디와 또 다른 색깔을 드러낸다.
 출연진 간의 대화보다는 관객의 반응을 이끌고 이에 대응하는 대사가 훨씬 많다.
 아울러 `자학 개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종철은 “개그맨은 요리사에 비유할 수 있는데 우리는 심혈을 기울여 반찬을 내놓아 시청자를 웃길 뿐”이라며 “맛보는 분 모두가 맛있게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녹화 때는 너무 힘들어 팔에 알이 밸 정도”라며 “하지만 제 아내는 `이참에 운동 삼아 땀을 빼니 좋다’고 말하고 있다”며 웃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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