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유류시설 사전 개량을

2006-10-02     경북도민일보
 동해안이 석유 유출에 따른 오염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각 지역 수산업협동조합들이 운영하고 있는 어선 면세유 공급용 유류 저장탱크 상당수가 설치한지 오래된 탓에 시설이 너무 낡아 언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엊그제 수협중앙회가 한나라당의 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가 그런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자료는 남해안 서해안 공히 같은 형편이지만 동해안에 낡은 유류 탱크 시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을 통해 어선들에게 면세유를 공급키 위해 전국 해안가에 설치해두고 있는 기름저장탱크는 모두 240개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128개소가 설치한지 10년 이상이다. 포항과 울릉, 구룡포 등 경북 앞바다 동해안의 유류저장고의 노후화 정도가 더욱 심하다. 구룡포 수협 소관 탱크 5개 모두가 10년이 넘었다. 울릉군수협 탱크도 전체 6개 중 4개가 그렇다. 포항수협 관내도 3개, 울진군 후포·죽변조합 유류탱크도 각 2개씩 10년 이상 된 것들이다.
주지하듯 수협 유류탱크는 90년대 초 어선에 면세유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수협들이 선박에다 기름을 직접 공급키 위해 대부분 해안가에 설치했다. 탱크도 해안가에 설치하고 배가 멈추어 있는 해면까지 바다 밑으로 지하관로를 연장시켜 유류를 어선에 공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시설을 한 지 10년이 넘어 지하 기름관이 부식되고 이음새가 약해짐으로써 해안은 언제 기름을 둘러쓰게 될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해안의 유류탱크 및 관로 파손으로 인한 기름유출 사고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어패류 양식장을 하루아침에 못쓰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해안가 생태계 복원에도 몇 년씩이나 걸리게 된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미리 전면적인 실태 조사와 개량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