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브랜드 쌀 혼입률

2006-10-09     경북도민일보
 추석 연휴가 끝났다. 시쳇말로 `방콕’한 사람은 후유증이, 햇곡식을 즐긴 사람은 `오례 송편’맛이 아직 남아있을 지도 모르겠다.오례 송편이라? 혹시 간추린 설명이 필요할까? `오례쌀=오롑쌀’은 올벼의 쌀이다. 햅쌀을 이렇게 부른다.그러니 오례송편은 이  햅쌀로 빚은 송편이다.
 오례 송편이 상징하듯 쌀을 둘러싼 우리 민족의 정서는 남다르다.쌀 한 톨을 만들어내려면  해마다 88번 보살피는 정성이 필요하다고 한다.마치 자식 키우듯 몇 천년동안 이런 마음가짐으로 쌀 농사를 지어왔다.척박한 농토와 수탈에 시달린 탓에 `이밥에 고깃국’이 평생의 소원이던 우리 선조들이다.
 그렇게 소중하던 쌀이 이제는 흠집 투성이가 되고 있다. 쌀을 마구 섞어 파니 내고장 쌀맛도 이제는 잊을 지경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604개 브랜드 쌀 가운데 600개가 다른 품종과 뒤섞여 팔리고 있는 까닭이다.`순혈’브랜드는 단 4개 뿐이라니 헛김이 빠지는 느낌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혼입률이 47%다. 경북은 한술 더 떠 56%로 가장 혼입률이 높다. 경북은 지난해에도 명예롭지 못한 1등을 했었다. 이래서야 브랜드 쌀이라고 제아무리 목청을 높여본들 믿을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잖아도 브랜드 쌀의 `난립’이 혼란스럽더니 이제는 믿음을 접어야 할까보다.외국에서 들여온 쌀을 섞지 않았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얼마전 `100%참기름’이 이름과는 달라 덜미를 잡힌 일이 있었다. 참기름만큼 `보증’이 많이 붙는 식품도 드물다.`정말-순-진짜-참기름’이라며 판다는데 여기에 `100%’가 하나더 붙었어도 믿음은 그만큼 더 떨어지고 말았다. 혼입률 높은 브랜드 쌀과 `정말-순-진짜-100% 참기름’이 아닌 참기름과 뭐가 다른가? 그런데도 농림부는 단 한번도 적발한 일이 없다고 한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