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남자’-박영준과 정두언의 內亂

2010-07-11     경북도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왜 여권에는 이광재, 안희정 같은 사람이 없나”라고 한탄했다. 6·2 지방선거에서 각각 강원과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이광재, 안희정 두 사람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대한 `찬탄’이 전해진다. 동시에 “왜 내 주변에는 이광재, 안희정같은 40대의 충신이 없는가”하는 탄식도 감지된다.
 이 대통령에게도 이광재, 안희정 같은 인물이 있다.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그들이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경선에서부터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은 원내외에서 이 대통령을 도와 정권을 창출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시절 정 의원은 정무부시장으로, 박 차장은 정무특보로 호홉을 같이하며 동고동락해왔다. `이광재, 안희정’ 그 이상이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은 전쟁 중이다. 둘 중 하나가 죽거나, 둘다 죽어야 끝날 `치킨게임’에 돌입해있다. 정 의원은 박영준 차장이 대선때 만든 `선진국민연대’ 비리의혹을 폭로했다. 선진연대출신 정인철 청와대비서관의 공기업 CEO 정례회동과 이권청탁 폭로다. KB금융지주 인사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선진연대 국정농단은 KB금융지주 건 곱하기 100건은 더 있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 의원의 선진연대를 향한 선전포고는 선진연대 핵심 김대식 전 평통사무처장이 돌연 전대 출마를 선언하고부터다. 김대식은 정두언과 같은 호남출신이다. 득표기반이 겹친다. 정 의원은 “박영준 등 선진연대의 정두언 죽이기”라고 규정하고 대반격을 펼친 것이 폭로전이다.
 박영준-정두언은 2년 전 한차례 격돌해 정 의원이 이겼다. 정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을 상대로 `권력 사유화’ 및 `인사전횡’ 의혹을 폭로했고, 청와대 비서관이던 박 비서관은 눈물을 흘리며 물러났다. 그런데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MB의 남자’들이 죽고 죽이는 살육전에 돌입한 것이다. 정말 추하다. 이광재 안희정도 비리는 있었지만 아군끼리 총질은 하지 않았음을 기억하면 더욱 그렇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떨어지면 비망록을 쓸 계획”이라며 “그들이 어떻게 국정을 농단했는지 다 밝힐 것”이라고 대대적 폭로전을 예고했다. 선진연대측도 “정 의원에 대해 할말이 많다”며 맞불 폭로를 경고했다. 대통령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추잡한 권력암투가 가관이다. 이 대통령이 왜 부정비리로 얼룩진 이광재, 안희정을 부러워했는지 이해가 간다.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언제 칼을 뽑을지 두눈 뜨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