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 받고도 정신못차린 色盲정권-한나라당

2010-07-25     경북도민일보
오 윤 환 (칼럼니스트)
 
 
 이명박 정부는 한나라당 정권이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원내다수당인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뒷받침함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한나라당-이명박 정권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집권세력은 천안함 침몰이라는 유례없는 안보위기 속에 6·2 지방선거 참패로 정권의 동력(動力)이 크게 떨어졌다. 선거참패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물러났고,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모진이 물갈이됐으며, 정운찬 총리 등 내각이 개편될 예정이다. `이명박 진용’이 무너져내린 것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이 대통령의 `힘’이 빠졌다고 여겼을까? 집권 내부에서 권력다툼이 시작됐다. 주체는 이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는 `선진국민연대’와 정두언 의원이다. 정 의원 역시 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니 권력실세들끼리 피튀기는 암투다. 권력 말기에나 일어날 현상이 집권 중반에 일어나는 난장판이다.
 그 과정에서 선진연대 대변인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내노라하는 공기업과 국책기업 CEO들을 불러 식사모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선진연대 출신들의 이권을 챙겼다는 폭로가 나왔다. 또 이영호 청와대 노사고용 비서관이 총리실 공직감찰기구인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정례보고를 받았다는 내용도 터졌다. MB 측근들의 `국정농단’이다. 폭로 전의 최종타깃은 선진연대를 주도한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다. 박영준을 보좌관으로 거느렸던 이상득 의원이 최종 목표다.
 박영준 차장은 “정두언 의원이 대통령인수위 구성을 주도했다”고 반박했다. 인사독단이라는 달콤한 과실을 `선진연대’에 빼앗기자 그 금단현상으로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어느 쪽의 잘잘못을 떠나 `이명박 키드’들의 `권련 단물빼먹기’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격이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자 입을 다물었다. “드러난 선진연대 국정농단의 100배가 넘는 팩트를 갖고 있다. 비망록 형태로 폭로하겠다”던 예고도 수그러들었다.
 권력실세간 암투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상득 의원 용퇴’를 주장한 한나라당 개혁파들을 `내사’한 사실이 불거졌다. 남경필 의원의 경우는 사업을 하는 그 부인을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했음직한 불법사찰을 청와대 하명기관이 자행했다는 것이다. 이상득 의원 구명을 위해 행정기관을 동원했다는 의혹이다. 남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왜 만들었는지 후회한다”는 막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부인이 귀금속 사업을 하다 동업자와 고소고발로 입방아에 오른 데 대해 남 의원은 한마디 자책도 없다. 그런 그가 4선의원이다. 정권자체가 지리멸렬, 아수라장이다.
 강용석 의원. 서울법대-사법시험-변호사-하버드 로스쿨을 거친 초일류 엘리트다. 그런 그가 저질 성희롱으로 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한나라당에는 강 의원같은 초일류 엘리트들로 넘친다. 사법-행정고시에 해외유학파와 판검사 출신, 재벌기업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한나라당에서 터졌다하면 성희롱이고, 불법자금수수 범죄다. 임두성, 박 진, 공성진, 현경병 의원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으로 재판받고 있다. 공성진 의원은 불과 한달 전까지 최고위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지도부. 안상수 대표는 병역기피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를 집중 공격한 홍준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을 삐죽거리고 회의 도중 나가버리는 등 노골적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는 군에 갔다왔다지만 방위출신이다. 김무성 읜내대표는 민주당이 강용석 성희롱을 물고 늘어지자 “한명숙 불구속에 협조했는데...”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력을 이용해 검찰에 한명숙 `불구속’을 요구했다는 자백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기본이 결여된 의원이 원내대표다.
 원희룡 사무총장. 그는 지방선거에서 자기 지역구 구청장선거에서조차 패배한 당사자다. 현역 구청장과 불화를 거듭하다 구청장 한자리를 야당에 헌납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물고 뜯든 말든, 한나라당이 자멸의 길을 가든 말든, 그건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권력실세들의 권력암투로 멍드는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난 속에서 허리가 휘는 서민층들이 걱정이다. 한나라당 정권은 정녕 코 눈앞에 펼쳐진 `레드카드’조차 보지 못하는 색맹(色盲)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