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고리채업자 지속적인 척결을

2010-07-26     경북도민일보
 포항지역에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엄청난 고율의 돈놀이를 해온 사채업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포항지역에서 돈놀이를 해온 불법 사채업자 30명을 붙잡아 이중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최근 포항시내 유흥업소 여종업원 세 명이 고율의 사채에 시달린 끝에 잇따라 자살한 사건이 터지자 악질 사채업자가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수사를 벌인 끝에 이렇게 많은 불법 사채업자를 검거한 것이다.
 경찰이 밝히는 이들 불법 사채업자들의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업자들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자살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한차례에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빌려준 뒤에 연리로 최저 133%에서 많게는 2889%까지 뜯어냈다고 한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고리채이지만, 이 바닥에서 이런 일이 늘 벌어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아무리 고리 사채업자라도 등록을 한 합법적 업자라면 연리 30%가 최고 이자율이다.
 이렇게 고율의 이자 약정을 하고 제때 갚지 못하면 그 밀린 이자를 다시 원금으로 합산하여 빚의 액수를 불려나갔다. 가령 100만원 단위의 빚을 제때 못 갚아 액수가 커지면 다시 300만원을 빌려주면서 빚 250만원은 떼고 50만원만 건네는가 하면, 그 이자는 여전히 300만원으로 자꾸 불어난 것이다. 사채를 얻어 쓴 여성들은 빚의 노예인 셈이다. 자살한 두 사람의 경우 각 1억원 안팎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둘은 상호보증자이기도 했다. 이런 터에 업자들이 하루 40~50차례씩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해대니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만으로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안 된다.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들이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이번에 지역에서 불법 사채업자들을 무더기로 잡아냈다는 소식이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것도 향후 그런 일이 되풀이 되는 걸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이번 단속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악덕업자들의 횡포를 지속적으로 척결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시급한 `민생치안’ 업무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