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01

2010-08-29     경북도민일보
 요람(搖籃)은 아기만의 전유물이다. 제주도에서는 이를 `아기구덕’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다음에 옮긴  시에서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다. “해녀들 휘파람소리에  잠들은 / 아기구덕 그늘에는// 소라가 셋/ 까맣게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태홍- 해변풍경>
 구덕 속에서 쌔근쌔근 잘도 자는 아기는 `응애, 응애’ 우는소리로 출생신고를 했다. 고고성(呱呱聲)이다. 왜 울까? 뻔해 보이는 인생살이가 서러워서? 아기의 첫 울음은 엄마 뱃속에서 폐호흡을 하지 않다가 태어나자마자 숨부터 마시고 토할 때 나는 소리라고 한다. 때문에 갓 태어난 아기가  울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새파래져 버린다.
 구미시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한 생명이 태어났다.  구미시 인구가 40만 명 선을 넘어서게 한 탄생이다. 이 탄생으로  구미시 인구가 400,001 명이 됐다. 1995년 선산군과 합쳤을 때 인구가 30만 4217 명이었다. 그  뒤 해마다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 15년 만에  40만 명 선을 넘게 됐다는 얘기다. 더욱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30대 이하가 구미시 전체인구의 63.3%라는 사실이다. 평균나이는 당연히 젊다. 33.6세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진 동네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는 소리다.
 구미시는 지금 꿈에 부풀어 있다. 5년 뒤인 2015년엔 인구 50만 시대를 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다. 그러려면 구미시에 일자리가  확 늘어나야 한다. 기업들의 투자도 많다. 국가산업 5단지를 비롯한 국책사업들도 꼬리를 물고 있다. 낙관할 만 하다고 여겨진다. 5년 뒤 500,001명이 되는 날, 구미시엔 잔치가 벌어질 것 같다. 연약하기만 해서 온통 사랑어린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의 힘이다. 아기의 고사리손은 깨져가는 가정을  다시 결속시키기도 한다. 일자리가 많아야 아기도 태어난다.     김용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