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유기, 고혹한 황금빛 자태 뽐내다

2010-09-15     경북도민일보
 
전국 10대 명품으로 선정된 경북 봉화군 신흥마을의 유기.
 
스테인리스·플라스틱 식기에 밀려 겨우 명맥 유지
농어촌 산업박람회서 전국 10대 명품 선정 `반색’

 
 국내 유기제조의 요충지이자 옛 선조들의 멋과 향기를 잇고 있는 경북 봉화군의 신흥마을 유기가 최근 전국 10대 명품으로 선정돼 황금 유기 빛을 발하게 됐다.
 봉화군에 따르면 올해 농어촌산업 박람회에서 전국 183개 제품을 추천받아 1, 2차 심사를 통해 58개 제품을 명품으로 선정하고 이어 58개 제품을 대상으로 웰촌포털에서 4773명의 네티즌이 투표를 실시한 결과 봉화 유기가 10대 명품에 최근 선정됐다.
 놋그릇의 원소재인 놋쇠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이 주종을 이룬다. 여기에는 주석이 10~20% 첨가돼 있고 이런 청동은 겉 빛이 노르스름하다 하여 `놋쇠’라고 불렸다.
 유기는 놋그릇이라 하여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집집마다 그릇·대야·제기(祭器) 등으로 널리 쓰였으나 일제 말기 포탄으로 쓴다고 하여 공출된 후 거의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던 것도 30여 년 전 땔감으로 연탄을 쓰자 여기서 나오는 아황산가스로 그릇이 까맣게 변하고 때맞추어 값싼 스테인리스, 플라스틱 식기가 등장하자 완전히 사라져 지금은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숱한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사양길에 있는 유기를 억척스럽게 고집하며 외롭게 전통문화를 지키며 옛 선조들의 멋과 향기를 잇고자 하는 곳이 경북 봉화의 유기마을 신흥리이다.
 봉화 유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전국의 많은 장인들에게 제조기술을 전파한 우리나라 유기제조의 요충지이다.
 그러나 신소재의 등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고 그 제작기법의 보존이 요구되면서 1994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다.
 이러한 봉화 유기가 전국 10대 명품으로 선정됐다.
 우리 고유의 전통은 날로 희미해지고 있다. 옛것을 살리고 사라져가는 전통을 지키는 일은 우리가 이어가야 할 사명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그 종류와 모양이 다양하여 늘 친근하게 우리네 삶속에 녹아 있는 유기를 황금빛이 나도록 닦아보는 것은 어떨까? (내성유기 672-0316, 673-4335)
 /박완훈기자 pwh@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