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케케묵은 의전 개선 확산돼야

2010-11-07     경북도민일보
 포항시가 각종 행사 의전(儀典) 업무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포항시의 의전 매뉴얼을 보면 `시민이 주인’대접 받는 시대가 올 것 같다. 매뉴얼대로라면 형식에 얽매어 고루하고 따분하기만 했던 행사장 분위기와 행사 진행방식에 큰 변혁이 오게 됐다. 포항시가 오랜만에 시민들이 반길 개혁조치를 내놨다 하겠다.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단상 인물’에 대한 배려를 줄인 점이다. 내빈소개, 축사, 격려사, 환영사 따위를 최소화했다. 단하의 좌석 배치도 시민을 앞으로 내세우고 자율좌석제로 바꿨다. `단상 격하’는 무엇보다도 환영할 대목이다. 단상 좌석의 서열 때문에 빚어진 코미디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게다가 `정치’에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게 되면 그 장광설은 시민들을 얼마나 역겹게 했던가.
 단상 좌석이 필요하다면 시민대표들이 앉아야 한다. 소년소녀가장, 용감한 시민을 비롯한 포항시를 빛낸 얼굴들이 그 주역이 돼야 한다. 포항시 발전에 디딤돌을 놓은 얼굴들이 앉아야 할 의자에 기관장을 비롯한 이른바 `유지’들이 앉아서 이제까지 행세해온 셈이다. `단상 풍경’은 더 뜯어고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권위주의가 청산되고 케케묵은 관행이 폐기 처분되는 마당이다. 기관장들의 행사 참석도 당연히 줄여야 한다. 예컨대 자치단체장들의 행사 참여는 확 줄여야 한다. 그 많은 행사를 찾아다니느라고 허비하는 시간이 도대체 얼마인가. 지난해 박승호 포항시장이 선거를 앞두고도 행사 참여 자제를 선언해 공감을 받은 일이 있다. 이 같은 개선조치는 계속돼야 하고 다른 기관장들에게도 퍼져 나가야 한다. 아울러 행사를 벌이는 주최 측에서도 각급 기관장 참석을 종용하던 구태를 이제는 벗어던져야 한다. 권위주의 청산과 함께 시민의식의 선진화도 아뤄야한다.
 허례허식의 거품이 꺼지고 해묵은 틀을 깬 포항시의 행사 의전 개선은 확산돼야 한다. 최소한 경북도 전역에서 그렇게 시행돼야 한다.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앞으로도 더 개선할 일이 생기면 뜯어고치는 데 망설임이 없길 바란다. 글로벌시대에 발맞추려면 그에 걸맞은 새로운 틀이 나와야 한다. 포항시는 이참에 다른 행정분야도 단호히 개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