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흙탕 수돗물

2010-12-26     경북도민일보
  냉장고, 전기밥솥과 함께 가정용품으로 집집마다 거의 갖추고 있는 게 정수기다. 상하수도 전문가 박재광 교수(미국 위스콘신대학)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수기 이용률은 해마다 뛰어오르고 있다. 2000년 13.7%이던 것이 5년 뒤엔 38.9%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되레 줄고 있다. 정수기 조사와 같은 기간에 2.5%이던 것이 1.7%로 되레 낮아졌다. `높은분’들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보여도 불신의 벽은 깨지지 않는다.
 미국의 같은 기간 조사결과는 우리와 대조를 이룬다. 미국인의 82%가 수돗물을 마시지만 정수기 물을 마시는 사람은 37%다. 어려서부터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왔기 때문에 수돗물 불신이 그만큼 적다. 미국의 정수기는 대부분이 단순한 여과기능을 갖춘 것이라고 한다. 값도 50달러 미만이 대부분이다. 영국인은 86%가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46%가 “냄새,맛이 싫어서”라는 이유를 댔을 뿐이다.
 인구 40만선을 넘어선 구미시 일부 아파트단지 수돗물에서 한 달 새 세 차례나 흙탕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구토,설사를 한 어린아이들도 생겼다. 생수를 사서 밥을 지은 형편이다. 구미시 상하수도사업소의 수질검사라고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원인을 밝혀낼 재주는 없는가보다. 기껏 했다는 소리가 “노후관로를 바꾸고 배관 청소설비를 확충하겠다”였다던가.
 미국 밀워키주에서 1993년 수돗물사고가 났다. 40만명이 구토와 설사에 시달렸고  100명이 숨진 대형 사고 였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제는 이곳에서도 끓이지 않은 물로 우유를 타먹일 만큼 수돗물은 신뢰를 받고 있다. 철저한 청정 수돗물 생산과정을 믿는 결과다. 도저히 마실 수 없는 물을 마시며 사는 나라의 물문제가 TV에 가끔 방영된다.구미에서 쏟아져 나온 흙탕물이다. 구미 상하수도사업소는 이 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용언/언론인